[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아홉째 ‘입동(立冬)’으로 겨울에 들어가는 날입니다. 예로부터 우리 겨레는 이날 '치계미(雉鷄)' 잔치를 벌였습니다. 치계미는, 입동(立冬)ㆍ동지(冬至)ㆍ섣달그믐날 같은 때에 마을에서 양로 잔치를 벌였던 것을 말합니다. 본래 치계미는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을 뜻하였는데, 마치 마을의 노인들을 사또처럼 대접하려는 데서 온 풍속입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한해에 한 차례 이상은 치계미를 위해 금품을 내놓았다고 하지요. 그러나 그마저도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은 ‘도랑탕 잔치’로 대신했습니다. 입동 무렵 미꾸라지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에 숨는데 이때 도랑을 파면 누렇게 살이 오른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었고, 이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 노인들을 대접했는데 이를 도랑탕 잔치라고 했습니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어르신들의 원기 회복과 건강을 비손하는 따뜻한 공동체 문화였습니다. 미꾸라지는 한의학적으로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어 비위(脾胃)를 보하고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추어탕은 뼈째 끓이기 때문에 칼슘, DHA, 비타민 등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애절한 서도좌창, <제전(祭奠)>을 소개하였는바, 이 노래는 남편을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고 혼자 된 여인이 한식일을 당해 그의 무덤을 찾아가 음식과 술로 상차림을 하는데, 상 위에 올리는 각각의 제물과 그 위치, 등을 소개하였다. 오늘은 그 상차림 가운데 우리의 귀에 익숙치 않은 ‘함종의 약률’이라든가, ‘연안, 백천의 황(왕)밤 대추’란 무슨 말인가? 하는 이야기와 <제전> 앞부분에 독백형식의 넋두리 대목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우선, 함종은 평안남도 강서군의 면(面)소재지로 알려져 있는 지역의 이름이며 약률(藥栗)이란 약이 될 정도로 몸에 좋다는 밤을 이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충남지역의 ‘공주 밤’이라든가, ‘정안 밤’처럼 말이다. 또한 그 뒤로 이어지는‘연안, 백천의 황(왕)밤 대추’라는 말 역시, 연안이나 백천은 대추로 유명한 황해도 남부에 있는 연백군의 연안면과, 백천면을 가리키는 지역명이다. 그러므로 이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밤 같이 단단하고 큰 대추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처럼 서도지방에서 생산되는 몸에 좋다고 하는 약률 또는 대추 등을 제사상에 올렸다는 표현은 <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공명가> 후반부를 중심으로 소개하였다. 공명의 신통한 능력을 보고 난, 주유(周瑜)는 서성(徐盛), 정봉(丁奉)에게 명하기를 ‘공명은 살려둘 수 없는 모사(謀事)꾼이니, 그의 목을 베어오라.’라고 지시를 한다. 남병산에 올라가도 공명은 없었고, 강가에도 없었다. 이미 배를 타고 떠나가는 공명을 쫓아가며 그를 부르지만, 공명은 “내 너희 나라에 은혜를 베풀었는데, 나를 해코자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를 물으며 떠나간다. 그럼에도 서성이 쫒아 오자, 공명을 안내하던 명궁(名弓), 조자룡(趙子龍)이 그들을 제어하니 그제야 포기하고 돌아가며 ”유황숙은 덕이 두터워 저런 명장을 두었지만, 오왕 손권은 다만 인재(人材)일 뿐“이라는 구절을 남기며 되돌아간다고 이야기하였다. 공명가는 산문체로 이어진 통절형식(通節形式)의 노래로 <엮음 수심가>조의 높게 지르거나 길게 뻗어나가는 가락들이 자주 나온다는 이야기와 함께 목을 조여 내며 떠는 졸음목의 표현법이 긴장감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서도의 그 유명한 좌창, 제전(祭奠)을 소개한다. 이 노래는 남편을 먼저 저세상으로 보내고,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