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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봄한볕 기쁨가득, 당신의 문에 '첫 봄'을 들이세요

[오늘의 토박이말]들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참 마음이 설레는 풍경을 보았습니다. 어느 아파트 현관문에 정갈하게 붙은 종이 위에 쓴 글귀였습니다. 흔히 보던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라는 한자가 아니라, “봄이 오니, 기쁨이 피네”라는 쉬운 우리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 글귀를 읽는 순간, 아직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서도 제 마음에는 이미 따뜻한 봄기운이 스르르 스며드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풍경을 보며 떠올린 말이 있습니다. 바로 ‘들봄’입니다. '들봄'은 저희 모임에서 다듬은 말로 말집(사전)에 아직 오르지 않은 말입니다. 토박이말바라기에서 말하는 '들봄' 들봄 [이름씨(명사)] 스물네 철마디(절기) 중 첫 번째인 ‘입춘(立春)’을 갈음하여 부르는 토박이말. 봄이 우리 삶의 마당 안으로 들어온다는 뜻. 이를 오늘 우리가 맞이한 '입춘'과 엮어 좀 더 쉽게 풀이하면 ‘억지로 세우는 봄이 아니라, 우리 곁으로 살갑게 찾아 드는 첫 번째 봄손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월은 '들봄'이 드는 달이니 '들봄달'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흔히 우리는 ‘입춘(立春)’이라고 쓰고, 이때 문에 붙이는 글을 ‘입춘축(立春祝)’이라 부릅니다. 저희 모임에서는 이를 ‘들봄글’ 혹은 ‘들봄빎’이라

보태는 마음, 쌓이는 따뜻함

크기가 아니라 꾸준함으로 빛나는 따뜻한 마음 [오늘 토박이말]보태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충북 단양에 사는 한 분이 세 해째 하루 만 원씩 모은 365만 원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 달라며 군청을 찾았다는 기별이었습니다. 50대로 짐작되는 이 분은 돈이 든 봉투와 손편지를 조용히 놓고 자리를 떴다고 합니다. 공무원들이 이름을 묻자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만 남겼답니다. 이 기별을 읽으며 떠오른 우리말이 있습니다. 바로 '보태다'입니다. 말집, 사전에서 말하는 보태다 보태다 [움직씨(동사)] 모자라는 것을 더하여 채우다 이미 있던 것에 더하여 많아지게 하다 《표준국어대사전》 이를 앞의 기별과 엮어 좀 더 쉽게 풀이하면 '누군가에게 모자란 것을 채워 주려고 조금씩 더해 가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태다는 큰 것을 주는 일이 아닙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는 일도 아닙니다. 그저 조금씩, 천천히, 꾸준히 더해 가는 일입니다. 하루 만 원. 어떤 이에게는 커피 한 잔 값이고, 어떤 이에게는 점심 한 끼 값입니다. 하지만 이 분은 그 만 원을 날마다 모았습니다. 365일 동안. 3년째. 1095일. 이 숫자를 떠올려 보면 절로 삼가고 조심하게 됩니다. '보태다'는 말에는

'디딤돌'은 다시 걷기 위해 필요한 자리

넘어져도 다시 설 수 있게 하는 우리말 [오늘 토박이말]디딤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요즘 들려오는 기별에 청년과 일 이야기, 미래 준비 이야기들이 자주 나옵니다. 어떤 정책이 새로 생긴다는 말, 어디에 투자하겠다는 말이 이어집니다. 더불어 '기회'를 넓히겠다는 말도 되풀이해 나오고 새로운 길을 열겠다는 이야기, 도약을 돕겠다는 약속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그런 기별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쪽에서 이런 물음이 따라옵니다. 나는 지금 어디에 발을 딛고 있는가, 그리고 다음 발은 어디에 놓을 수 있는가 하는 물음입니다. 이럴 때 떠올려 보면 좋은 우리말이 있습니다. 바로 ‘디딤돌’입니다. 말집, 사전에서 말하는 디딤돌 디딤돌 [이름씨(명사)] 1. 디디고 다닐 수 있게 드문드문 놓은 평평한 돌. 2. 마루 아래 같은 데에 놓아서 디디고 오르내릴 수 있게 한 돌. 3.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바탕이 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표준국어대사전》 이를 앞의 기별들과 엮어 좀 더 쉽게 풀이하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발을 딛고 설 수 있게 해 주는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딤돌은 높지 않습니다. 한눈에 목표로 삼을 만큼 크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그 돌 하나가 없으면 건너갈 수 없는 자리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디

집 이야기를 다시 사람 이야기로 돌려놓는 말

[오늘 토박이말]보금자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요즘 들려오는 기별에 집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어디에 몇 채를 더 짓겠다는 말, 값을 어떻게 잡겠다는 말들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기별을 들을 때마다 우리는 한 가지를 놓치기 쉽습니다. 그 집이 정말 사람이 살 만한 곳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럴 때 떠올려 보면 좋은 우리말이 있습니다. 바로 '보금자리'입니다. 말집, 사전에서 말하는 보금자리 보금자리 [명사] 지내기에 매우 포근하고 아늑한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표준국어대사전》 살기에 편안하고 아늑한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사람이 편히 깃들어 살 수 있는 아늑한 곳" 쉽게 풀어 보면 이런 말입니다. 보금자리는 그저 지붕이 있고 방이 있는 집을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하루를 마치고 돌아가 신발을 벗고 한숨 돌릴 수 있는 곳,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놓이는 곳,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자리, 그게 바로 보금자리입니다. 그래서 보금자리라는 말에는 ‘집’이라는 물건보다 사람이 어떻게 사느냐가 먼저 담겨 있습니다. '집'과 아랑곳한 기별과 보금자리 집을 더 짓겠다는 정책은 꼭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집이 많아지는 것과 보금자리

어려운 뉴스 앞에서, 우리가 먼저 해야 할 가름

장바구니 앞에서도 해야 하는 판단 [오늘 토박이말]가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뉴스에는 어려운 말이 자주 나옵니다. 관세, 무역, 물가 같은 말들입니다. 뜻을 몰라도 걱정이고, 뜻을 알아도 마음은 더 무거워집니다. 하지만 이런 큰 이야기 앞에서도 우리의 하루는 여전히 선택과 판단으로 이루어집니다. 오늘 무엇을 살지, 무엇을 미룰지, 지금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도 될 일을 가려야 합니다. 이럴 때 떠올려 보면 좋은 우리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가름’입니다. 말집, 사전 속의 ‘가름’ 사전에서는 ‘가름’을 이렇게 풀이합니다. 1. 쪼개거나 나누어 따로 되게 하는 일 《표준국어대사전》 2. 사물이나 상황을 구별하여 판단하는 일 《고려대한국어대사전》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 보여도 자세히 살펴 다름을 알아보고, 그에 따라 이기고 지는 승부나 하고 안 하고 선택을 정하는 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삶 속에서 살아온 말, '가름' 이 말을 삶 속으로 가져오면 ‘가름’은 책이나 말집 속에만 머무는 말이 아닙니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콩과 팥을 가름했고, 먹을 것과 남길 것을 가름했고, 오늘 할 일과 내일 할 일을 가름하며 살았습니다. 이처럼 '가름'은 그저 나누는 손짓이 아니라 살림을 꾸리고 삶을 이어 가는 판단이었습니

풍성함보다 귀한 것, 정성을 다한 '갈무리'

시린 바람 끝에 피어난 정성, 우리 집 곳간에 담긴 온기를 찾아서 [오늘 토박이말]갈무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설을 앞두고 정부가 사과와 배 같은 명절 먹거리를 여느 때보다 훨씬 많이 풀겠다는 기별이 들립니다. 부쩍 오른 물가 때문에 차례상 차리기가 무섭다는 사람들의 걱정을 덜어주려고, 나라에서 모아두었던 물건들을 엄청 내놓고 값도 깎아주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별을 들을 때마다 나오는 ‘수급 조절’이나 ‘비축 물량 방출’ 같은 말들, 참 딱딱하고 멀게만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우리 삶의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는 이런 어려운 말 대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써온 살가운 토박이말 ‘갈무리’를 떠올려 보면 어떨까요? ‘갈무리’는 물건을 잘 정리해서 보관하거나, 하던 일을 깨끗하게 끝맺는다는 뜻입니다. 가을에 거둔 곡식을 창고에 잘 모셔두었다가 꼭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농부의 슬기와 삶이 담긴 말이지요. 추운 겨울 동안 잘 갈무리해 두었던 잡곡과 나물을 팔러 장터로 향하던 어머니의 발걸음에는, 피붙이를 먹여 살리려는 깊은 사랑과 책임감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정부가 세운 대책도 알고 보면 이 ‘갈무리’와 참 닮았습니다. 나라 곳간에 정성껏 갈무리해 두었던 물건들을 국민이 힘들 때 알맞게 나누어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나라가 해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