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몽유가 시작 부분에 나오는 학슬침(鶴膝枕)이란 베개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였다. 학(鶴)은 흰 두루미, 슬(膝)이란 무릎으로 흰 빛깔을 띠고 있는 부드러운 베게로 고사(古事)가운데 여옹(呂翁)과 소년의 이야기를 소개하였다. 베개를 베고 꿈속에서 영화를 누리다가 죽게 되는 순간, 눈을 뜨니 여옹이 웃으며 “인생사(人生事)란 네가 꾼, 그 꿈과 같은 것이니라.”라는 말이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그다음 부분의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공맹안증(孔孟顔曾-공자, 맹자, 안자, 증자) 찾아 뵈니, 칠십 제자(제자의 제자 등 3,000명 가운데, 특히 육예(六藝)에 뛰어난 제자 70명을 말하는 듯.) 모였구나. 강 태공을 만나 보니, 응양지재(鷹揚之才-매가 하늘을 날 듯, 위엄 과 무력을 떨칠 수 있는 재주) 가득 하다. 이태백 만나 보고, 강남풍월 어떠하 던고. 주중천자(酒中天子), 사해문장(四海文章)아니런가. 만고필법(萬古筆法) 왕희지(王羲之)와 백낙천의 <장한가(長恨歌)>와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 來辭)>분명하다. 창오산 구름 속에 순(舜)임금을 뵈러가니, 오현금(五絃琴) 비껴 안고 &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단가 가운데 <역대가(歷代歌)>를 소개하면서 시작 부분에 나오는 이청련(李靑蓮)이 현세의 삶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말, “죽은 뒤 여기저기 이름이 기재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는 ‘하수신후천재명(何須身後千載名)’과 장사군(張使君)의 ”세상에 살면서 돈이나, 벼슬, 명예와 같은 것들은 생전의 한잔 술만 같지 못하다라는 ‘불여안전일배주(不如眼前一杯酒)’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구절에 나오는 우리나라 관련 내용, 곧 아동방 예악문물(禮樂文物)이 천하에 유명하다는 내용, ‘만조정에 국태민안(國泰民安)하고 각 가정의 인심이 좋고 생활이 넉넉해서 만만세지(萬萬歲之) 무궁(無窮)’이란 이야기도 소개하였다. 이번 주에는 꿈속의 이야기, <몽유가(夢遊歌)>라는 단가를 소개한다. ‘몽유(夢遊)’란 꿈속에서 놀다 곧 ‘즐긴다’는 뜻으로 그 내용은 꿈속 상황을 현실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것처럼 엮어 낸 것이다. 이 노래 역시, 다른 단가에서 보아 왔던 바와 같이 사설 내용의 과장이 다소 심한 편이고, 허황된 내용이 많아서 이전에 소개한 단가처럼 친숙함은 있으나, 다소 긴장감이 떨어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세종은 회의에서 대화를 나눌 때 ‘이위하여’(以爲何如)를 자주 말씀하신 바를 지난 호에서 살펴보았다. 관리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해 신하들의 의견을 자주 물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회의의 순서는 옛말을 통해 살펴보면 처음이 토론(討論)이다. 들이대고(토, 討) 다투듯 논쟁을 이어간다. 다음 단계는 논의(論議)다. 논쟁하듯 곧 다투듯 의논할 수 있을 것이다. 의(議)는 문의, 논의, 평의(評議)다. 다음 단계는 의결(議決)이다. 의논한 뒤에는 결정하는 것이다. 토(討)론 - 론의(義) - 의결(決)의 순서로 진행된다. ‘당갱의지’는 이러한 과정에서 ’이위하여‘에 대한 답변의 성격이 있다. 실록에 나타난 몇 ‘당갱의지’의 기사를 보자. (중국에 전위한 일을 아뢸 사은 주문사를 구성하다) 임금이 상왕전에 나아가 영의정 한상경(韓尙敬)과 우의정 이원을 불러 명나라에 전위(傳位)한 일을 아뢸 것을 의논하니, 모두 말하기를, "세자(世子)의 책봉을 청하였을 때 인준을 받지 못하였는데 또 갑자기 전위하였으니, 중국 조정에서 어떻게 생각할까요." 하니, 이때 박은은 병으로 집에 있었으므로 하연(河演)을 보내어 이에 대하여 물었으나, 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