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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훈의 오락가락 세상타령

똥개 값은 똥값

[권영훈의 오락가락 세상타령 4]

[그린경제/얼레빗 = 권영훈 교수]  얼마 전 미국을 여행하고 온 친구가 한국 사람이 쓴 책을 기념으로 살까 해서 책방 몇 곳을 다녔으나 구하지 못하고 결국 동양에 관한 서적 몇 권만 사왔다고 했다. 그 친구는 또 우스개 반 진담 반으로 미국 여행을 해보고 영어를 배우지 않아도 될 까닭을 확실히 알았다고 했다. 그건 또 무슨 소린가 했더니, 미국을 다 돌아다녀 봐도 우리말을 아는 코쟁이는 하나도 못 만났단다. 그런데 내가 왜 꼭 영어를 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중고등학교에 영어시간이 너무 많은 듯하다. 주당 한 시간이면 족할 것이다. 영어는 꼭 필요하지만 온 국민을 영어 배우는데 동원할 필요가 있을까. 유능한 외국인 강사를 초빙한 전문학원을 두어 자기가 필요한 만큼 배우면 되는 것이다. 그 시간을 과학이나 윤리 교육에 좀 더 할애하자 

   
▲ 화려한 무대에서 서양출신 애완견들이 대접을 받는 사이 우리 토종 개들은 무대 아래서 초라한 모습으로 지켜볼까?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오늘도 사회면 머릿기사는 성폭행이나 떼강도 짓거리를 일삼은 중고생들을 무더기로 잡았다는 보도다. 길 가는 여학생을 마구잡이로 끌고 가 영화나 비디오에서 본 듯한 장면을 연출하라고 하고 수시로 협박전화를 하여 계속 괴롭혔다 하니 그냥 아찔할 뿐, 달리 할 말이 없다. 이것은 외래 싸구려 문화가 우리 정신건강에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백인들의 오만불손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L.A사태를 다 보았을 것이다. 나의 편견인지는 몰라도 람보라는 괴물을 만들어 우리 혼줄을 빼더니 늑대와 춤을이라는 영화는 상이란 상은 죄다 주어 유명하게 해놓은 것이다. 백인 혼자 당당하게 인디언을 찾아가는 말꼬리 위에 팔랑이는 깃발을 보고 나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 오만의 성조기 뒤에 상대적으로 빛바래져가는 태극기가 내 눈 앞에 어른거렸기 때문이다. 

주간지에 우리끼리 사고파는 난이 있는데 셰퍼드 60만 원, 말티즈 새끼 25만 원, 포메라니언 23만원, 치와와 새끼 18만원 등등……. 

언제부터인가 우리 복실이는 똥개로 전락하고, 똥개는 똥값을 받게 된 것이다.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하다. 우리 역사와 전통을 우리 스스로 멸시하면 나 또한 벌써 똥개의 역사로 진입한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