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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승의 무속신앙 이야기

유교적 색채에 무교적 의례가 나타나는 은산별신제

은산 별신제 (2)
양종승의 무속신앙 이야기 (8)

[신한국문화신문=양종승 박사]  전통사회에서 천연두를 물리치는 방법으로 별신을 정성껏 모시고 달래어 놀려 보내는 의례를 지냈다. 이는 별신이 옮기고 다니는 질병을 미리 막고 이미 전염되었다면 퇴치하고자 함이었다. 곧 별신을 정성으로 모셔야 전염병으로부터 벗어 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천연두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집 구성원에서 다른 집 구성원으로 그리고 마을에서 다른 마을로 옮겨지는 개인적이고 집단적 전염병이기 때문에 대단히 무서운 존재였다.

 

그래서 전통사회에서는 그 어느 것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었다. 별신을 모시고 의례를 베푸는 제의가 가족 단위는 물론이고 마을 단위로 행해지게 된 것도 이러한 까닭에서다. 그런데 별신이 천연두를 옮기는 신으로만 여겨지지는 않는다. 지역에 따라서는 화재와 수해를 막는 수호신으로 여겨질 뿐만 아니라 풍어 풍농 등을 담당하는 신으로도 역할 한다. 따라서 별신제는 마을과 마을민의 안녕을 빌고 풍농 및 풍어를 기원하는 대동적 제의에서 각별히 모셔지는 지역신이면서 또한 생산신이기도 하다.

 

다음은 별신이 신격 명칭이 아니라 의례를 칭한다는 견해이다. 이에 대한 시초는 원삼국시대부터 음주가무를 곁들인 부족 중심의 의례라고 하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으며 그 사례가 별순 또는 벨순이라고 칭하는 동해안 별신굿이라고 하였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지역적, 경제적, 생업적 변화로 인해 여러 다른 성격의 의례들이 존재하지만 이는 애초 촌락 별읍(別邑)으로 부터 행해져 온 것이라고 하였다(김택규, 한국농경세시의 연구영남대출판국 1985 371).


   

이러한 주장과 함께, 또 한편에서는 별신은 두신(痘神)이 될 수 없으며 단지 구전에 의해 마마신으로 호칭되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하면서 남해안 별신굿의 예를 들어 별신은 신격명이 아니라 제의명이라고 하였다(하효길, 은신별신제 현장의 민속학민속원 2003 183-185).

 

한편, 이와 같이 별신을 풀이함에 있어 신격의 명칭을 배제한 채 단지 제의명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새로운 견해로써 별신이라는 신격명과 별신이라는 제의 명을 포함한 개념으로써 특별한 신에 대한 특별한 제의라는 의견도 제시되기도 하였다(강성복, “장군신앙을 통해 본 은산별신제의 성격과 의미부여 은산별신제의 보전과 활용3회 부여고도육성포럼 발표집 2014 42).

 

선행된 연구들은 모두가 기왕의 기록 자료에 근거한 해석, 전승현장 조사를 통해 분석한 견해로써 논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견해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접근방식이나 인용되고 있는 사료 및 자료들에 한정함으로써 각각의 의견이 나누어져 있을 뿐이다.

 

별신이라는 존재는 두신으로서 역할을 하고 또한 불신으로서도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별순 또는 벨순이라고 하는 것과 같이 지역에서 행해지는 의례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양자의 의미를 모두 복합하여 응용되어지는 것 또한 적절한 지적이다. 따라서 별신(별순, 벨순, 별성, 별상, 불신, 손님 등)은 전염병을 옮기는 두신 역할을 함은 물론 불을 담당하는 불의 신으로써도 역할 한다.

 

그러면서 이는 이러한 신격들을 섬기는 의례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양자의 의미를 모두 포함한 존재 그리고 형태로써도 중요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논지는 앞서 거론한바와 같이 여러 지역에서 시대적으로 다양하게 응용되고 신앙되고 있는 지역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 의미의 변화는 시간적 흐름과 응용적 특색이 반영되어 나타나는 지역적인 신앙형태 따라 명칭 및 의미를 달리 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고로, 별신은 지역적으로 다양한 이칭을 갖고 있으면서 두신은 말할 것도 없고 불신, 수호신은 물론이고 풍어, 풍농, 부귀영화, 무병장수 등을 담당하는 다양성을 지닌 신격이면서 또한 그에 대한 의례를 뜻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별신제는 동해안과 경상도 내륙지방 그리고 남해안과 충청도 내륙지방에 분포되어 있으면서 그 지역의 특색을 갖고 계승 발전되어 왔는데, 이와 같은 지역의 별신제는 유교적 요소와 무교적 요소가 섞어져 진행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은산의 별신제는 지역적으로 중부 내륙지방에 속하는데, 이곳은 부여로 부터 불과 8킬로미터의 가까운 거리여서 전통사회에서는 역원(驛院)이 있기도 하였다. 한편, 은산에는 백제시대 때 부여를 수비키 위해 조성된 토성(土城)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기도 하며, 우리나라 중부지역를 대표하는 이른바 부여 문화권에 속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형적, 역사적, 문화적 형편에 의해 은산은 부여의 영향권 하에서 문화적 신앙적 발전이 이루어져 온 것이다. 따라서 은산은 이러한 환경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중부문화권의 핵심지인 부여의 유교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나름대로의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은산지역에서 행해지는 별신 행사는 유교적 색채를 살리게 되었고 그 용어 또한 별신제라고 칭하게 된 것이다. 이는 타 지역의 별신 행사가 대체적으로 무교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여 별신굿으로 호칭되는 것과는 차별되는 것이다.

 

별신 행사가 가 아닌 굿으로 불러지는 경우는 무교적 요소가 보다 강하게 뿌리 내려져 있으면서 유교적 요소는 부수적으로 곁들여진다. 물론 은산의 별신 행사에서도 무교적 요소인 강신굿 등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별신당에 모시는 신격을 비롯한 제관 및 의례구 등을 볼 때 유교 색채가 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과 더불어 은산의 별신 행사는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교적 색채가 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무교적 의례가 함께하는 하고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양종승. “은산별신제 무속영역중요무형문화재 제9: 은산별신제 종합실측보사 보고서문화재관리국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