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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감혁명으로 예술세계를 넓히는 ‘후지시마 하쿠분’

[맛 있는 일본이야기 453]

[신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그림이 갖는 사회적 의미는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선뜻 답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에 명쾌한 답을 해주고 있는 화백이 있다. 후지시마 하쿠분(藤島博文, 77) 화백이 바로 그 사람이다.

 

열 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후지시마 화백은 고등학생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어 도쿠시마현전(徳島県展)에서 내리 3년을 입선하는 실력을 과시했다. 이후 일본 최고의 미술대학인 무사시노미술대학(武蔵野美術大学)에 합격했지만 입학을 포기하고 일본예술원회원이었던 스승 가나시마 케이카(金島桂華)의 제자로 들어가 독자적인 그림 세계로 몰입한다.

 

“미의식에 의한 사람 만들기, 도시 만들기, 나라 만들기(美意識による人づくり・町づくり・国づくり)”. 이 말은 후지시마 화백이 꿈꾸는 궁극적인 미술세계를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그는 머릿속에 지식만 잔뜩 들어있는 창백한 인간을 거부한다. 돈만 밝히는 인간, 권력만 지향하는 인간, 알량한 지식으로 잘난 체하는 인간을 거부하고 궁극적으로 그가 추구하는 인간상은 어디까지나 미의식(美意識)을 바탕으로 한 인간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도시도 그러하고 더 나아가 나라 또한 미의식은 중요하다.

 

너무나 추한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현상계를 바라다보는 화가의 눈은 예리하다. 결국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상실된 인간관계가 따스한 피가 통하는 관계로 나아가려면 그림이 되었든 음악이 되었든 ‘미의식(美意識)’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것을 그는 강조한다. 그래서일까? 후지시마 화백은 그의 그런 사상을 담아 《미감혁명(美感革命)》(1998)이란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는 일본화야말로 황폐한 정신으로 살아가는 오늘날의 인류를 구원해 줄 것으로 믿는 사람이다. 일본화단의 기수로써 ‘미의 나라 만들기(美の国づくり)’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예술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일찍부터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인지 모른다.

 

 

후쿠시마 화백은 1970년 일춘전(日春展, 1965년에 설립한 공모전)에 입선한 이래 1983년에는 ‘도베르만과 소녀’라는 작품으로 일전(日展, 1907년에 설립한 공모전) 특선 수상, 작품 ‘신설(新雪)’로 일춘전일춘상(日春展日春賞)수상 등의 경력을 쌓는다. 그 뒤 1995년과 2002년에는 일전(日展) 심사위원으로 활약하였다.

 

이후 문부과학성 사업인 ‘학교 예술가 파견 수업’, 의학계에서의 미학과 의학의 접목, 건축학계에서의 ‘미의 나라(아트아일랜드)’ 구현을 위한 강연 등을 통해 후지시마 화백은 그가 평생 추구해온 ‘미의식’을 확산시켜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의 대학 등에서도 일본미와 동양미를 알리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후지시마 화백은 한국과 인연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