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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55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신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55-쪽, 돌다, 둘레, 돌길, 곧은금

 

[우리 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114, 11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14쪽 둘째 줄에 ‘쪽’이 있습니다. 요즘 여러 곳에서 ‘방향’이라고 많이 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 왼쪽, 앞쪽, 뒤쪽과 같이 ‘쪽’이 아이들에게 쉬운 말이기 때문에 옛배움책에서 썼을 것입니다.

 

넷째 줄에 나오는 ‘돌다가’라는 말이 저는 반갑기만 합니다. 어떤 사람은 “달이 지구 주위를 회전한다.”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어린 아이들이 보는 배움책인 만큼 그렇게 쓰지 않았습니다.

 

열째 줄에 보면 이 ‘달이 지구 둘레의 돌길’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주위’가 아니라 ‘둘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에게 낯선 ‘돌길’이라는 반가운 말이 보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궤도’라는 말을 쓰기 때문에 볼 수 없는 말입니다. 달이 땅별(지구) 둘레를 ‘도는 길’이라면 ‘돌길’이라고 하는 것이 훨씬 알아차리기 쉽습니다.

 

열한째 줄에 ‘곧은금’도 앞서 본 적이 있는 말이지만 요즘 배움책에서 볼 수 없는 말이라 더욱 반갑습니다. 여기서 보는 것과 같이 ‘곧은금 위’가 아니라 요즘 배움책에는 ‘일직선 상’이라고 하지요. 아이들이 ‘직선’이 뭐냐고 물으면 ‘굽지 않은 곧은 선’이라고 풀이해 줄 것입니다. 그리고 ‘선’과 ‘금’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안다면 그리고 ‘금’이 ‘그은 것’이라는 것을 안다면 ‘금’이라고 하는 것이 알맞다는 것도 알 것입니다.

 

‘곧은금’이라고 하면 굳이 풀이할 것도 없는 쉬운 말인데 아이들이 볼 배움책에 어려운 말을 쓰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배움책을 만든 어른 자리에서 보는 것이 옳을까요 배움책을 쓸 아이들 자리에서 보는 것이 옳을까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말을 찾아 써 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115쪽 셋째 줄과 넷째 줄에 걸쳐 ‘둥근 보름달’이 보입니다. 조금도 이지러지지 않고 둥근 보름달처럼 환한 웃음을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쓸데없이 어려운 말이 아닌 누구나 알 수 있는 쉬운 말이 가득한 배움책을 만들어 준다면 우리 아이들은 보름달처럼 환하게 웃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4351해 온가을달 열이틀 삿날(2018년 9월 12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었는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