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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르니 백성에게 물어 아뢰라

[생각의 정치를 편 ‘세종의 길’ 함께 걷기] 2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세종이 ‘생각하는 임금’이라는 근거는 무엇인가? 세종은 ‘나는 모른다.’로 시작하여 학습에 충실하며, 사람이 새로워질 수 있는 가능성을 찾는다. 이때 여러 신하들에게 토론을 유도하며 필요한 일을 적합한 사람에게 맡겨 그가 업적을 이루도록 독려한다. 그러나 확신이 서는 일에 대하여는 ‘독단위지(獨斷爲之, 홀로 판단하여 행한다)’의 확신을 가지고 처리했다.

 

세종은 학문이 깊지만 늘 모자라고, 모른다는 것에서 출발하며 배움에 목말라 있다. 이처럼 철학은 애지(愛知, philosophy – 지식으 알아 가는 것)에서 출발한다. 사실 우리 생활은 지금까지 아는 것보다 알아야할 것이 더 많은 것이 아닌가.

 

세종은 말한다. “내가 깊은 궁중에 있으므로 민간의 일을 다 ‘알 수 없으니’[부득진지 - 不得盡知], 만일 이해관계가 백성에게 절실한 것이 있으면, 너희들이 마땅히 모두 아뢰라.[당실계지 - 當悉啓之]” 《세종실록(세종 3년 1월 3일)》

 

 

또 세종의 정치는 모른다는 것을 전제로 더욱이 임금이라는 위치에서 사회와 떨어져 있음을 안타까워하고 ‘모든 것을 물어서 아뢰라’ 고 말한다. 곧 “백성의 사정이 편안하고 편안하지 않는 점을 상세히 ‘찾아 물어서 아뢰라’[방문계달 - 訪問啓達]” 《세종실록(세종 5년 7월 4일)》이라며, 사람에게 특히 백성에게 물어서 알려달라고 한다.

 

‘말ㆍ일ㆍ글’은 세종 정치 일상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한 사람이 자기 뜻을 나타내는 것을 앞서 ‘말ㆍ일ㆍ글’로 표현한 바 있다. 말은 소리로 나타내는 뜻이고, 일은 현실에서 사물이 바뀌어 나타나는 현상이고, 글은 이 두 작용의 바탕에 있는 생각이다. 말도 토론에서처럼 생각을 하고 하는 말이 있고 일상적으로 좋다, 나쁘다는 식으로 그냥 감성적 반응으로 나타나는 말이 있다.

 

생각하는 세종의 정치에서 이 ‘말ㆍ일ㆍ글’이 어떤 구조로 되어 있을까. 실제 경복궁 안에서 일상적으로 맞이하는 생활 속에 나타나는 세종의 ‘말ㆍ일ㆍ글’의 구조를 보자.

 

 

궁은 일터고 거주지다. 위 그림을 보면 세종이 궁 가운데 있는 주거지인 강녕전에서 자고 일어나며 사정전(思政殿)으로 출근한다. 그리고 경연을 하고 여러 일을 신하들과 상의하고, 현지로 떠나야 할 수령을 만나게 된다. 이어 연구기관인 ‘글’의 집현전에서 제기한 과제들을 생각으로 되새기고 토의하는 ‘일’을 수행하고, 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 근정전에서 ‘말’로 결정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모른다’는 것에서 출발하는 세종의 정치는 묻고 토론하고 생각하며 현실을 하나씩 바꾸어가는 ‘말ㆍ일ㆍ글’의 정치를 구현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