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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토론을 즐기다(락어토론-樂於討論)

생각의 정치를 편 ‘세종의 길’함께 걷기 5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세종의 생각하는 정치의 핵심은 다른 사람이나 사물과의 소통에 있다. 소통 곧 사맛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시작으로 마지막에는 사상을 교환하는 구조를 갖는다.

 

아는 것에는 지식과 지혜가 있다. 생활 속의 발견은 경험을 통한 지혜로 자란다. 세종 시대 사회적인 지혜는 현장의 노인, 기술자들의 경험에서 얻었다. 온 나라 곳곳에서 얻는 정보, 과거로부터의 전수, 여러 생활 현장에서 얻는 ‘생업의 앎[정보]’이다. 하나는 동적인 낱낱의 자료다. 이는 경험에서 얻은 정보이지만 지혜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스스로 깨우쳤기 때문이다. 이런 살아 있는 정보들이 모여 체계화 되고 한 시대의 지식을 구축하게 된다. 《농사직설》(1429)이나 《향약집성방》(1433)이 바로 이런 자료가 모여 논리체계를 갖추게 된 지식의 산출물이다.

 

지식은 정적이고 경(經)이나 전(典/傳) 그리고 집단 조사 등으로 쌓여 간다. 지식은 사람과 사물 사이의 소통[사맛] 곧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루어지는 산출물인 셈이다. 현실적으로 세종 때 상정소나 집현전 등에서 집단지성의 모습이 보인다. 세종 때에는 이런 지식 축적 과정에 토론이 있었다. 조사와 연구가 기본이 되겠으나 토론을 통해 지혜를 구체화하고 성과를 정립해 간다.

 

락어토론[樂於討論] : 덕(德)이 비록 성하시나 더욱 토론을 즐겨하시다.(《세종실록》 세종 16년 4월 11일) 德雖盛, 尤樂於討論

 

이 말은 세종 16년 4월 성균 생원 방운 등의 상서에서 나오는 말이지만 《조선왕조실록》 전체에 단 한번 나온다. 세종은 토론을 즐긴 조선의 유일한 임금이었다.

 

 

세종조 당시 지식이란 문자를 아는 사대부들의 일로 경전을 통해 과거의 사례와 경험을 익히고 이를 논리화 해간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현상에 불과한 정보를 논리화 하고 체계화해 쌓아가려 한다. 한 특징은 상정소나 집현전 등에서 집단 지성으로 키운다. 다른 하나는 토론의 강조다.

 

종일토록 토론하도록 하소서.

 

지식학습이라 할 경연에서 강한 뒤에는 경연청에서 토론하게 했다.

 

종일 토론 : 동지경연 탁신(卓愼)이 아뢰기를, 근래에 경연관이 순번을 나누어 나아와서 강하는데, 모두 다른 사무를 맡은 관계로 많은 글의 깊은 뜻을 강론할 여가가 없어서, 상세히 다하지 못하게 되오니, 원컨대 지금부터는 나아와서 강한 뒤에는 경연청(經筵廳)에 물러가서 종일토록 토론하도록 하소서, 하니, 임금이 그 말을 좇고, 또 점심밥을 주도록 명하였다.(세종 즉위년 12월 17일)

 

경연에서 순번에 따라 나와 발표하는데 깊이 연구한 뒤 하는 게 아니다보니 그 깊이가 없어 앞으로는 발표 뒤 종일 토론으로 이를 보완하도록 하자는 청이다. 이에 세종은 점심까지 주라고 한다.

 

토론으로 경전의 뜻을 이해한다는 것은 순리에 맞지 않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발표가 있은 뒤 토론을 통해 현실 정치 환경을 경전에 비추어 보고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더욱 강조한 것으로 여겨진다. 경험으로의 지혜 수집, 연구 그리고 토론은 세종 지식의 기본 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