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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4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4- 짜리, 거스름돈, 풀다, 묶음표, 셈하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2해(1949년) 만든 ‘셈본 5-1’의 24~2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4쪽 첫째 줄에 ‘짜리’가 있습니다. ‘그만한 셈이나 만큼(수와 양)을 가진 것’ 또는 ‘그만한 값어치를 가진 것’이라는 뜻을 더하는 뒷가지인데 요즘도 많이 쓰는 말이기 때문에 낯설지 않은 말입니다.

 

셋째 줄에 ‘거스름돈’이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거스르다’와 ‘돈’을 더한 말입니다. ‘거스르다’가 ‘셈할 돈을 빼고 나머지 돈을 도로 주거나 받다’는 뜻이니 ‘거스름돈’은 ‘셈할 돈을 빼고 주는 나머지 돈’이 되는 것입니다.

 

넷째 줄에 ‘문제를 푸는’이 나옵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는’으로 나오는 때가 많습니다. 여기서 보는 것처럼 ‘문제’라는 것이 풀어야 할 것이라면 ‘풀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문제’는 쉽게 말해 ‘풀거리’라고 하면 얼른 알아차립니다. ‘풀거리를 푼다’는 말을 더 쉽게 받아들이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다섯째 줄에 “그 뜻을 생각하여 보아라.”라는 월이 나옵니다. 이 월은 모두 다 토박이말로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옛배움책에서 배움이로 하여금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열둘째 줄에 ‘묶음표’가 나옵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괄호’라고만 나오는데 ‘묶음표’가 훨씬 쉬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자 ‘괄’이 ‘묶다’는 뜻을 가진 말이기 때문입니다. ‘소괄호’, ‘중괄호’, ‘대괄호’라는 말도 ‘작은묶음표’, ‘가운데묶음표’, ‘큰묶음표’라고 하면 어린 아이들도 쉽게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아래 줄에 나오는 ‘셈하다’와 ‘사람’은 앞서 살펴본 말이라 얼른 눈에 들어왔습니다.

 

25쪽 첫째 줄과 다섯째 줄에 나오는 ‘셈하다’는 앞서 살펴본 ‘셈하다’와는 조금 다른 뜻으로 쓰였습니다. 요즘 배움책에서 ‘구하다’는 말을 써야 할 자리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구하다’는 말보다 쉬운 말이라 요즘 배움책에서도 이 말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25쪽 밑에서 둘째 줄에 나오는 ‘견주어’는 앞서 살펴본 말입니다. ‘비교하다’는 말을 갈음할 수 있는 말로 옛움책에서는 이렇게 자주 잘 썼던 말인 만큼 요즘 배움책에서도 쓰면 좋을 말입니다.

 

마지막 줄에 나오는 “이것으로 어떠한 것을 알 수 있느냐?”는 월도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으면서 배움이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옛배움책에서 썼던 토박이말 가운데 누구 봐도 쉬운 말이라고 하는 말부터 하나씩 하나씩 챙겨서 쓴다면 쉬운 배움책 만들기도 얼른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4351해 온겨울달(섣달) 닷새 삿날(2018년 12월 5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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