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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의 이미지

석화대표시 감상과 해설 39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연변일보≫, 1997년 11월 8일

 

 

- 해 설

 

시인이 시를 쓴다는 그 자체가 창조적인 복잡하고 간고한 작업으로서 테두리를 벗어났을 때만이 시의 가능성이 이룩된다. 석화시인은 ‘곡선의 이미지’에서 이 테두리를 벗어났음이 확연하다. 제목은 곡선이라는 명사를 들고 나왔지만 해돋이 전야의 산과 강(1연에서)은 해돋이 황홀경을 펼쳤고(3연에서) 쏟아지는 해살 속에 클로즈업된 우리 민족의 여성을 눈부시게 세워놓는다.

 

곡선과 산, 강, 언덕, 하늘, 무지개, 해, 여인은 의미론적으로 말할 때는 이질성을 띤 사물이지만 관조적으로 말할 때는 동질성이 있는 것이다. 그 동질성이 바로 곡선이다. 이질적인 사물의 공통점을 유추해내여 시작을 진행하는 것은 테두리사유를 벗어나는 하나의 비결이 아닐까?

 

석화시인은 곡선을 기하학에서 찾은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찾았고 자연에 서있는 “옥색 한복차림의 / 저 여인”한테서 찾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시인의 목적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보다 우리 민족 여성이 더 아름다운 극치를 이룬다는 것을 꾀함으로서 인간애—사랑의 목적에 도달해보려는 시인의 착상이다.

 

석화시인은 이 시에서 있는 사실 그대로 보이는 사실 그대로에 수식어를 가미한 것이 아니라 사실이 아닌 새로운 사실을 창조해내여 시의 넓이를 확장해가고 시의 깊이를 파헤치고 있다. 이것이 이 시에 체현된 또 하나의 방법—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이며 시적변용의 수법에 푸근히 기대여 시를 완성한 자세이다.

 

                                                                             (최룡관 <곡선ㆍ변용ㆍ발돋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