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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1

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1 부채꼴, 어미금, 밑넓이, 옆넓이, 부피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셈본 6-1’의 56쪽, 5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56쪽 첫째 줄에 ‘부채꼴’이 나옵니다. 이 말은 요즘 책에서도 쓰는 말이라 다들 눈에 익으실 것입니다. ‘부채’를 왜 부채라고 했을까를 아이들한테 물었더니 ‘부채는 부치는 거니까 그런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까’라고 말을 하더라구요. 아이들도 조금만 생각해서 말밑을 알 수 있는 이런 말이 쉬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형’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부채꼴’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참 좋습니다.

 

셋째 줄에 ‘원뿔’이 나옵니다. 그림꼴 이름으로 ‘세모’, ‘네모’, ‘동그라미’를 썼고 ‘세모뿔’, ‘네모뿔’, ‘다섯모뿔’이라는 말도 썼는데 왜 ‘원뿔’은 ‘동그라미뿔’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에도 그 까닭을 밝혀 놓지는 않아 알 수는 없지만 낱말이 길어서 그랬지 싶습니다. 하지만 ‘둥글뿔’이라고 하면 짧으면서도 그 뜻을 담은 말이 되니 ‘셈갈(수학)’을 하시는 분들이 슬기를 보태 더 좋은 말로 다듬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곱째 줄에 ‘어미금’이 나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다 ‘모선’이라 배우셨을 것이고 오늘날 배움책에도 ‘모선’으로 나오기 때문에 처음 보는 낱말일 것입니다. ‘모선’에서 ‘모’가 ‘어미 모’라는 것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시는 바와 같이 ‘어미금’이라는 쉬운 말을 썼는데 왜 다시 ‘모선’으로 바꾸었는지 거듭 궁금해집니다. 앞으로 아이들에게 ‘모선’은 ‘어미금’이라고 알려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그 아래에 보이는 ‘높이’, ‘밑넒이’, ‘옆넓이’라는 토박이말도 참 반갑습니다. ‘고’, ‘저면적’, ‘측면적’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이런 말을 아이들이 배우는 배움책에서 쓴 까닭은 따로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면 요즘 배움책에 있는 말이 얼마나 어려운 말인지도 바로 아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57쪽에 첫째 줄에 나오는 ‘부피’도 다들 잘 아시는 말일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부피’라는 말의 말밑(어원)과 아랑곳한 말이 무엇일까 물어 봤더니 바로 ‘부풀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런 것을 보더라도 토박이말을 바탕으로 한 쉬운 갈말(학술용어)이 아이들의 배움을 수월하게 한다는 것을 뒷받침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줄에 나오는 ‘견주어 보자’도 그렇고 그 뒤에 되풀이해서 나오는 ‘셈하여라’는 말도 요즘 배움책에 나오는 ‘비교해 보자’, ‘계산하여라’를 갈음할 수 있는 말이라 반가웠습니다.

 

이렇게 알게 된 쉬운 말을 가지고 우리 아이들에게 쉬운 배움책을 만들어 주자는 자리느낌(분위기)이가 널러 퍼져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