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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5

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5-시칼, 밖에, 움키다, 줍다, 비롯하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3, 4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3쪽 네모 안 그림에 있는 말들 가운데 낯선 말들이 둘이나 있습니다. 그림 오른쪽에 있는 ‘돌칼’이나, ‘돌도끼’는 요즘 배움책에서도 볼 수 있는 낯익은 말입니다. 하지만 ‘돌살촉’과 ‘돌시칼’은 다들 낯선 말일 것입니다.

 

먼저 ‘돌살촉’은 요즘 배움책에서는 ‘돌화살촉’이라고 한다는 풀이를 하지 않아도 바로 알 수 있는 말입니다. 다만 ‘화살’을 줄여 ‘살’이라는 말을 썼음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말을 보니 몇 날 앞 어느 분이 했던 “‘촉’이 토박이말인 줄 알았는데 ‘한자말’이더라.”는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책에 나온 것처럼 아주 옛날부터 돌로도 만들어 썼던 몬(물건) 이름이 한자말밖에 없었을까 싶어서 말모이(사전)를 찾아보니 옛날에는 ‘밋’이라고 했다는 풀이가 있었습니다. 언제부터 어떻게 안 쓰이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밋’이라 썼던 적이 있음을 알려 주는 게 있어 참 고마웠습니다.

 

그 아래에 나오는 ‘돌시칼’은 저도 처음 보는 말이었습니다. 다들 ‘반달돌칼’로 배웠기 때문에 이때 배운 분들이 아니면 거의 다 저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시칼’을 찾아보니 ‘식칼’의 옛말이라고 나오더군요. 하지만 ‘시칼’이 쓰인 옛책에는 ‘부엌 주’와 ‘칼 도’를 써서 ‘주도(廚刀)’로 풀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시칼’이 ‘식칼’이 된 것은 아니지 싶었습니다. 다만 ‘돌시칼’이라고 했던 것을 그냥 ‘반달돌칼’로 한 까닭은 더 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셋째 줄에 나오는 ‘밖에’도 ‘외에’가 아니라서 반가웠습니다. 다섯째 줄에 나오는 ‘물고기를 움키고’라는 말은 ‘물고기를 잡고’라는 말보다 더 알맞은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아 본 사람들은 이 말이 더 알맞은 말이라는 것을 더 잘 알 것입니다. 그와 견주면 그 뒤에 나오는 ‘조개를 줍는’이라는 말은 잘 어울린다 싶었습니다.

 

맨 밑줄에 ‘비롯하였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 말도 요즘 배움책에서는 거의 다 ‘시작하였다’라고 나오기 때문에 좀 낯설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옛날 배움책에서 쓴 것을 보며 다시 써도 된다는 생각이 더욱 단단해집니다.

 

아이들에게 ‘시작’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 ‘비롯’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바로 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두 낱말을 다 알려주고 더 쓰기 좋은 말을 골라 쓸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습니다.

 

4352해 들가을달 이레 삿날 (2019년 8월 7일 수요일)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