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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하슬라' , '실직'은 어디를 가리키는 이름이었을까요?

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3 갈려서 서로 싸워 오던, 한 마음 한 뜻으로,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21, 2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1쪽에 땅그림(지도)에 요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물이름과 땅이름이 아닌 것들이 여럿 눈에 들어옵니다. 요수, 압록수, 살수, 열수가 그것들입니다. ‘요수’는 ‘요하’라고 부르는 곳과 같은 곳이고 ‘압록수’는 ‘압록강’, ‘살수’는 ‘청천강’, ‘열수’는 ‘대동강’으로 풀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풀이가 맞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아직 더 톺아보아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똑똑히 밝혀지면 우리의 지난날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땅그림(지도) 오른쪽에 저에게 낯선 땅이름도 두 곳이 보입니다. ‘하슬라’와 ‘실직’입니다. 제가 찾아보니 ‘하슬라’는 ‘강릉’을 가리키는 옛이름이었다고 하고 ‘실직’은 ‘삼척’의 옛이름이라고 풀이를 해 놓았더군요. 아래쪽에 보듯이 ‘가라’라고 하는 땅이름을 오늘날 ‘가야’라고 쓰지만 토박이말로는 어떻게 불렀는지 알 길이 없다는 이야기를 지난 글에서 했는데 그런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이름이라고 하겠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옛날의 물이름과 땅이름이 토박이말로 어떻게 읽었는지를 알면 참 많은 것들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22쪽 첫째 줄과 둘째 줄에 걸쳐서 ‘갈려서 서로 싸워 오던’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분리되어 서로 경쟁해 오던’과 같이 어려운 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넷째 줄과 다섯째 줄에 걸쳐서 ‘마주서서 부닥뜨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 말도 ‘대립하여 직면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라는 말보다 훨씬 쉬운 말이라 좋았습니다. 여덟째 줄에 ‘모든 힘을 기울여’도 흔히 많이 쓰는 ‘전력투구하여’가 아니라서 참 좋았습니다.

 

열째 줄과 열한째 줄에 걸쳐서 ‘온 국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라는 말도 참 쉬운 말이라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온 국민’은 ‘온 나라사람’으로 했으면 더 쉬웠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열넷째 줄에 나오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도 ‘추호의 동요 없이’라는 어려운 말이 아니라서 더욱 좋았습니다. 열다섯째 줄에 ‘끌어왔다가’는 ‘유인했다가’보다 쉬운 풀이고, ‘무찔렀다’는 ‘섬멸했다’보다 쉬운 말이라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늘 살펴본 옛날 배움책에서도 낱말이 아니라 말마디 또는 월을 쉽게 풀이해 준 보기들이 많았습니다. 이처럼 쉬운 배움책 만들기는 쉬운 낱말을 골라 쓰는 것에도 마음을 써야겠지만 어려운 말을 쉽게 풀이해 주는 일에도 마음을 써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과 글이 길어지는 것은 그 다음에 따져 볼 일이라 생각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힘과 슬기를 모아야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습니다.

 

4352해 열달 이틀 삿날 (2019년 10월 2일 수요일)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