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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탈핵 실크로드 방문기

탈핵 응원 터키여성, 이슬람 지도자 소개할 것

앙카라 방문 한국인, 안카라성채와 한국공원 가보길
[생명탈핵 실크로드 방문기 36]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앙카라 성채 관광

 

어제 병산은 혼자서 앙카라 시내 관광을 나섰지만, 중요한 관광지를 방문하지는 않고 오늘 우리와 함께 관광할 계획이었다. 오늘 우리는 박물관, 성채, 그리고 6.26 전쟁 참전 용사들을 기리는 한국공원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아침을 간단히 해결한 뒤에 병산의 치통을 치료하기 위하여 지난 토요일에 갔던 보건소를 1km를 걸어서 다시 찾아갔다.

 

우리가 9시에 도착했는데, 보건소는 이미 환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도 터키 사람은 우리에게 매우 친절했다. 직원 한 사람이 병산을 데리고 기다란 줄을 무시하고 신속히 진료를 안내해 주었다. 역시 진료비는 무료였고 약 처방전을 받아 나오기까지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번 치과 의사도 에르진잔에서와 똑같은 처방전을 써 주었다. 아무래도 본격적인 치료는 한국에 돌아간 뒤에 받아야 할 것 같다.

 

 

보건소를 나와 순례단 4명은 지하철을 타고서 ‘아나탈리아 문명 박물관’으로 갔다. 박물관에 대해서 인터넷에서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온다.

 

“앙카라 성벽 외곽에 있는 아나톨리아 문명 박물관은 15세기에는 원래 지붕이 달린 바자르(주: 시장을 말함)로 사용되었는데, 아타튀르크에 의해서 터키 으뜸 박물관으로 개조되었다. ‘아나톨리아’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어의 ‘아나톨리코스’에서 유래하였는데 해가 뜨는 곳, 곧 동방이라는 뜻이다. 이 지역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지리적 요건을 바탕으로 세계 처음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융합된 문명 지역이기 때문에 그러한 이름을 갖게 되었다. 기원전 8,000년에 시작된 아나톨리아의 문명만 살펴보더라도 인류 역사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박물관 내부에는 구석기 시대,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히타이트 시대, 후류기아 시대, 우랄투 시대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 가운데서도 히타이트 유물은 귀중한 것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어서 ‘히타이트 박물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나는 역사적인 유물이나 유적에 관해서는 별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건성으로 박물관을 구경하였다. 구경을 마치고 박물관을 나오다가 우리는 우연히 영어를 잘하는 터키 여성을 만났다. 이 여성(Songül Düger)은 미국에서 공부한 적이 있는 문화 해설사로서 탈핵에 깊은 관심이 있었다. 이 여성이 병산과 대화를 하던 중에 왜 이슬람 지도자는 만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한다. 병산은 여러 가지로 노력을 했지만, 아직 이슬람 지도자를 소개받지 못했다면서 그녀에게 추천을 부탁했다.

 

기실 병산은 순례를 시작하기 전에 한국 이슬람 사원(수니파)과 이란 대사관(시아파)을 여러 차례 방문하였지만, ‘인샬라(만약 신이 원하신다면)’가 작용하지 않았는지 연결이 잘 안 되었다. 그러자 그녀는 자기가 잘 아는 이슬람 지도자를 소개하겠노라고 적극적으로 제안하였다. 추후에 전자우편으로 연락하기로 약속했다. 병산은 지금까지 막혔던 일이 잘 풀릴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런데, 병산이 그녀를 만나게 된 사건은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깊은 뜻이 있는 것이 아닐까? 그 사건은 고사성어를 빌려 말하면 천우신조이고, 이슬람식으로는 인샬라이고, 불교식으로는 연기법이고,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하느님의 섭리가 아닐까? 우리는 하나의 사물을 보고서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로 달리 표현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자기의 관점만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는 진보와 보수의 충돌 현장에서 어느 한 편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어서는 안 될 것이다. 관점이 다르면 생각과 표현이 달라지고, 그러한 다름은 절대적이 아니다. 관점은 상대적이어서 지역에 따라, 나이에 따라, 그리고 과거 경험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다. 내 관점과 다른 것을 나쁜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다만, 이러한 주장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는 쉬운데 실천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가까이에 있는 앙카라 성채를 방문하였다. 다음 백과사전에서는 앙카라 성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앙카라의 언덕 위에 있는 앙카라 성채는 앙카라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처음은 갈라티아인들이 만들었고 로마, 비잔틴, 셀주크 시대를 거치면서 여러 차례 복원되었다. 성벽은 이중으로 되어 있는데 내부 성벽은 아랍의 침공을 막기 위해 비잔틴 시대에 지어진 것이고 외부 성벽은 9세기에 세워졌다. 현재 성문, 성벽, 탑이 남아 있는데 성벽 안에는 오스만 투르크 시대의 주택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신시가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일상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앙카라 성채로 올라가는 골목길에서 우리는 정원이 매우 아름다운 식당을 발견하고서 들어갔다. 날씨가 덥지 않았고, 정원에 식탁이 놓여 있어서 우리는 바깥에서 점심을 먹었다. 병산이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릴 때 나는 화장실을 이용하느라고 실내로 갔다. 간 김에 주인장에게 실크로드 유인물을 주면서 우리는 서울에서부터 로마까지 가는 순례단이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우리는 정원에서 근사한 점심을 마치고 기분 좋게 나오는데, 주인장은 내가 준 유인물을 벌써 식당 벽에 붙여 놓았다. 터키 사람은 어디서나 감동적일 정도로 친절하기만 하다.

 

 

우리는 성문을 지나 성채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많은 관광객과 어울려서 계단을 여러 번 오른 뒤 굉장히 높은 성채로 올라갔다. 성채에서는 앙카라시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어서 전망이 매우 좋았다. 나는 동서남북 사방으로 앙카라 시가지를 바라보았다. 모처럼 셀피 아닌 사진도 찍었다.

 

 

 

 

성채 구경을 마치고 다음 목표지는 한국공원이다. 터키군은 1950년에 일어난 6.25 전쟁 때 UN군으로 참전하였는데, 참전한 군인을 기리기 위하여 만든 공원의 이름이 한국공원이다. 앙카라를 방문하는 한국 사람은 꼭 한번 가보아야 하는 곳이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한국공원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앙카라 기차역 근처에 있는 한국 공원은 서울시와 앙카라시의 자매 결연을 계기로 1973년 11월에 조성되었다. 아담한 공원으로 들어서면 오른편으로는 한국식 6각 정자가 있는데 관리 사무소로 사용되고 있다. 공원 중앙에는 ‘한국 전쟁 참전 터키 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높이가 9m이고 4층으로 된 기념탑은 경주에 있는 석가탑 모양과 많이 닮아 있다. 탑 아래에는 한국 전쟁 당시 전사자들의 이름과 출생년도, 사망 일자가 기록되어 있다.”

 

우리는 앙카라 성채에서 한국공원까지 3km를 걸어가기로 했다. 번화한 시가지를 가로질러 걸어갔는데, 흥미로운 것은 거리에서 터키 국기를 파는 사람을 여러 번 보았다는 사실이다. 크고 작은 터키 국기를 한 다발 들고 보도에 서서 국기를 판다. 터키 사람들은 거리에서 국기를 많이 사는가 보다. 거리에서 국기를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터키 사람들의 애국심이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