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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 단풍이 타오를 시가현 백제사

[맛있는 일본이야기 573]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지금 단풍의 계절이다. 특히 이맘때면 빛깔 고운 천년고찰의 단풍 구경을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유명세를 타는 일본의 절들은 몸살을 앓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여의치가 않다. 그런 절 가운데 한 곳을 꼽으라면 시가현의 백제사(百濟寺, 햐쿠사이지)를 빼놓을 수 없다.

 

 

 

“당산(堂山)은 스이코왕(推古天皇) 14년(606)에 성덕태자의 발원으로 백제인을 위해 지은 절이다. 창건 당시의 본존불은 태자가 손수 만든 관음상이라고 전해지며 본당 (대웅전)은 백제국의 용운사를 본떠서 지었다. 개안법요 때는 고구려 스님 혜자를 비롯하여 백제스님 도흠(道欽)과 관륵스님 등이 참석하였으며 이들은 오랫동안 이 절에 주석하였다.” 이는 백제사 누리집에 올라와 있는 이 절의 유래 가운데 일부다.

 

백제사는 일본 최대의 호수인 비파호(琵琶湖)를 끼고 있는 시가현(滋賀縣)에 있으며, 교토와 오사카에 면해 있는 유서 깊은 도시다. 이곳은 1건의 세계문화유산을 비롯하여 55건의 국보 그리고 806건의 중요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도시로 국보 보유로 치면 교토부, 도쿄도, 나라현, 오사카부 다음으로 많다. 에도시대에는 강남, 강서, 강동 지역으로 나누던 것을 명치시대 이후에는 비파호를 중심으로 호남, 호동, 호북, 호서 4곳으로 생활권역을 구분하고 있다.

 

예부터 시가현은 관동지방으로 올라가는 교통의 요지로 전국 어디서나 접근성이 좋은 데다가 특히 가을철 단풍의 명소로 꼽혀 단풍철에는 숙박을 정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일 정도로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다. 이때를 놓칠세라 관광회사에서는 “호동3산 순례”라든가 “호남3산 순례”와 같은 유서 깊은 절 순례코스를 만들어 놓고 임시버스를 운행하는 등 고객 맞이로 분주하다.

 

 

백제사에는 이른바 태자의 길(太子の道, Dr-Prince Road)이 있다. 이 길이 생긴 것은 성덕태자의 스승인 고구려 혜자스님이 태자와 여러 곳을 여행하다가 지금의 백제사 터에 이르게 되었는데 그때 마침 산속에서 이상한 빛을 발견하게 된다. 빛을 쫓아 가보니 그곳에는 영목(霊木)인 삼나무가 있었다. 그리하여 이 나무로 11면관음상을 조각하여 지은 것이 백제사의 시초라고 한다.

 

백제사는 시가현에서 가장 오래된 절로 한국의 백제땅과 위도상 일직선에 있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방위에 능한 백제 스님 관륵이 이곳에 머물면서 절을 지을 때 관여 했기 때문이다. 관륵 스님은 일본에 역(暦)・천문(天文)・지리(地理)・둔갑(遁甲) 병술(兵術)・방술(方術)・선인술(仙人術)을 전한 스님으로 602년에 일본에 건너가 백제사 창건에 관여했다. 북위(北緯) 35도 선을 백제사 측에서는 백제망향선(百済望郷線, Pecche Nostalgia Line)이라고 부른다. 코로나19가 사라져 여행이 자유로워진다면 천년고찰 백제사에서 고구려 혜자 스님, 백제의 도흠, 관륵 스님을 그려보면서 고운 단풍을 감상하는 것도 좋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