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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백화점 식품매장에 등장한 ‘일장기 도시락’

[맛있는 일본이야기 583]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흰쌀밥에 빨간 우메보시(매실장아찌) 한 개를 살짝 올린 도시락, 언뜻 보면 일장기를 연상케하는 이 모양의 도시락은 이름하여 ‘히노마루벤토(日の丸弁当)’다. 히노마루(日の丸)가 일장기이므로 ‘일장기 도시락’ 인 셈이다. 이러한 일장기 도시락이 일본의 유명 고급 백화점인 이세탄(伊勢丹) 신주쿠점 식품매장에 등장했다.

 

이세탄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이라면 보통 고급스럽고 맛깔스러운 반찬이 즐비한 곳이라서 이번에 등장한 ‘일장기 도시락’은 조금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인터넷 <식락(食樂, 쇼쿠라쿠)>의 1월 11일치 기사에는 이러한 ‘일장기 도시락’을 직접 사 먹어 보았다는 기사가 올라 관심을 끈다.

 

 

기사를 쓴 기자는 이세탄 식품매장을 지나다가 ‘일장기 도시락’을 발견하고는 점원에게 물었다고 했다. 그러자 점원은 아주 친절히 ‘일장기 도시락’을 설명해 주었다.

 

“이 도시락에 쓴 쌀밥의 쌀은 일본 최고의 쌀인 아키타현(秋田県)의 아키타코마치이고, 우메보시는 오다와라(小田原)의 쥬로우메(十郎梅)입니다. 도시락에 사용하는 쌀밥은 갓 지은 밥이고, 우메보시는 매실나무에서 잘 익어서 떨어진 매실을 가지고 담근 최고 매실장아찌입니다.”라는 설명에 기자는 고개를 끄떡였다고 얘기다.

 

이 기사를 읽다 보니, 일본인들의 쌀밥과 우메보시 사랑을 새삼 느낀다.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반찬을 차리지는 않더라도 한국 식단의 경우는 찌개에 나물에 김치로 밥 한 상을 차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본의 경우는 다르다. 가마솥에 잘 지은 쌀밥 한 그릇에 단무지(다쿠앙) 하나가 반찬 전부인 식당이라거나 ‘일장기 도시락’에서 선보인 쌀밥과 우메보시 한 개가 전부인 경우도 있으니 이해하기 쉽진 않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잘 지은 밥 한 그릇’을 예사로 보면 안 된다는 점이다. 언젠가 일본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아키타현의 한 식당은 지금도 기억이 난다. 그 식당은 아키타현산 최고의 쌀을 가마솥에 넣고 전통 방식인 불을 때서 밥을 짓는다. 밥솥을 열면 예전에 우리가 시골에서 맛보던 고소하기 짝이 없는 향내가 나는 것이 일품이다. 그렇게 지은 밥 한 그릇에 단무지나 우메보시를 반찬 삼아 먹는다면 쌀밥의 맛은 더욱 선명히 새겨질 듯하다.

 

이세탄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팔고 있는 ‘일장기 도시락’ 값은 648엔(6,840원)이다. 고급 백화점 식품매장치고는 그다지 비싸지 않은 ‘일장기 도시락’이 얼마나 인기가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나저나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잊지 못하는 한국인의 처지에서는 '일장기 도시락'이라고 붙인 이름 자체가 썩 내키지 않는 이름임에는 숨길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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