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스미레 4단이 2026 양구군 국토정중앙배 천원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에서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8일 강원도 양구군 양구종합 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스미레 4단은 정준우 3단을 상대로 18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일본에서 활동했던 2023년 13살 11개월 나이로 여류기성전에서 우승하며 일본 최연소 타이틀 획득 기록을 수립했던 스미레 4단은 더 큰 성장을 위해 2024년 한국행을 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적 뒤 2025년 제4기 효림배 미래 여제 최강전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데 이어 이번 대회까지 석권한 스미레 4단은, 한국 신예 기전 2관왕을 달성하며 차세대 바둑계를 이끌 인재임을 증명했다. 이날 결승전은 대회 이름인 천원전에 걸맞게 첫수부터 불꽃이 튀었다. 정준우 3단이 첫수로 바둑판의 정중앙인 ‘천원(天元)’에 착점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고, 초중반까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팽팽한 형세가 이어졌다. 승부는 종반 미세한 반집 승부의 흐름 속에서 갈렸다. 스미레 4단의 122수 반발에 형세를 비관한 정준우 3단이 123수로 무리하게 대응하며 균열이 생겼다. 순식간에 흑 대마가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영화 <남과 사는 남자>를 보았다. 영월의 짙은 녹음 속으로 유배된 어린 임금의 뒤안길에는 충신 엄흥도가 그림자처럼 머물렀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묵직한 유대감은 군신 관계를 넘어선 인간 대 인간의 숭고한 위로였다. 마을 주민들이 소리 없이 건네는 따스한 손길과 소박한 마음들은 삭막한 유배지를 수채화처럼 맑고 서정적인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다. 임금과 백성이라는 가파른 벽을 허물고 마주한 그들의 모습은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순수한 인류애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평화로운 풍경 이면에는 조선의 권력 투쟁이 낳은 비극적인 운명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었다. 화폭처럼 아름다운 배경과 대비되는 단종의 젖은 눈망울은 채 피지 못한 생의 슬픔을 고스란히 전하며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왕권이라는 거대한 폭풍에 휩쓸려 쓰러져가면서도 민초들의 사랑 안에서 마지막 온기를 나누던 소년 임금의 모습은 처연한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그리고 엄홍도가 노산의 목을 조이는 부분과 노산의 싸늘한 주검을 안고 오열하는 마지막 장면은 영화를 보는 모든 이가 말없이 눈물을 흘리게 했다. 영화는 한 시대의 비극을 다루면서도, 그 속에서 피어난 인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박정환 9단이 세계 바둑대회 최고 상금(연간 개최 대회) 4억 원이 걸린 기선전 초대 왕좌에 오르며 한국 바둑의 자존심을 지켰다. 27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15층 특설 대국장에서 열린 제1회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한국 순위 2위 박정환 9단이 중국 순위 3위 왕싱하오 9단을 상대로 23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1로 우승을 확정을 지었다. 최종국의 압박 때문일까? 인공지능(AI)그래프는 시종일관 큰 폭으로 움직였다. 흑을 잡은 왕싱하오 9단이 초반 근소하게 우세했으나 박정환 9단(백)이 초강수(80ㆍ82수)를 두어가며 국면은 대혼돈에 빠졌다. 백 대마와 흑 대마가 서로 얽혀 인공지능 승률그래프도 오류가 날 만큼 복잡한 대마 싸움이 벌어졌다. 일촉즉발의 순간이었지만 짧은 시간 모든 수순을 읽어낼 수 없었던 두 기사는 타협의 길을 택했고, 형세는 다시 팽팽하게 맞물렸다. 미세한 끝내기 승부로 흐르는 듯했던 국면은 박정환 9단이 다시 상대의 빈틈을 찾아내 강렬하게 공격(176수)했고, 그 수가 승착이 됐다. 곤경에 처한 왕싱하오 9단은 패로 버티며 저항했으나, 박정환 9단의 정확한 대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