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전라남도 보성군 회천면에 있는 「보성 봉강리 영광정씨 고택」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하였다. 「보성 봉강리 영광정씨 고택」은 영광정씨 정손일(1609년~?)이 봉강리에 처음 터를 잡은 이래 400여 년 동안 지속되어 왔으며, 일제강점기의 항일운동과 근대기의 민족운동, 광복 뒤 이데올로기 사건 현장을 담고 있어 역사적ㆍ사회적 값어치를 잘 보여준다. 집터 자리는 한국 풍수지리의 시조로 알려진 도선국사(827~898년)의 영구하해(靈龜下海; 신령스런 거북이가 바다로 내려오는 형국) 가운데 거북의 머리에 해당하는 길지로 전해진다. 이러한 풍수적 입지경관을 담아 본 고택을 ‘거북정’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안채와 사랑채가 마당을 사이에 두고 二자형으로 배치된 것은 호남지역 민가의 지역적 보편성을 보여준다. 안채는 凹자형으로 뒤쪽에 사적 공간과 수납공간을 두었으며 이는 전남 보성지역의 특징인 동시에 당시의 사회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고택 서측의 계곡 건너에는 일제강점기 한학을 공부하는 서당의 기능과 외부 접객, 제실의 역할을 한 삼의당(三宜堂)이 있고, 고택 앞 진입부에는 문중 내 효자와 열녀를 기리기 위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조선왕릉서부지구관리소(소장 김미란)는 오는 10월 11일 낮 3시,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 가운데 하나인 화성 융릉과 건릉(경기 수원시)에서 <융건릉 음악회 – 옛 그림 속에서 정조를 만나다〉를 연다. 이번 행사는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의 이야기를 담은 옛 그림 속 장면을 영상ㆍ음악ㆍ무용으로 재현하는 융복합 공연이다. 특히, 혜경궁 홍씨 회갑을 기리고 사도세자 능을 참배하기 위해 행차한 과정을 기록한 8폭 병풍 「화성능행도」와 정조가 직접 그린 「국화도」를 비롯해 김홍도 등 정조 시대 화가들의 작품들을 전문 해설과 함께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어 관객에게 특별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공연에서는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등재 10돌을 기려 작곡된 국악실내악단의 창작곡과 함께,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를 그린 「봉수당진찬도」(보물)에 등장하는 북춤 ‘무고(舞鼓)’와 궁중 연례에서 추던 ‘처용무’ 등을 생생히 재현한 국립국악원 무용수들의 궁중무용을 감상하며 섬세한 멋과 예술미를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미술평론가 손철주가 해설을 맡아 「낙남헌양로연도」에 담긴 유교적 경로 사상 등 정조 시대 회화에 담긴 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공연창작소 공간(대표 겸 연출 박경식)이 오는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7. 구세군빌딩 ‘모두예술극장’에서 연극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작품은 아내의 죽음을 마주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소통과 단절, 그리고 화해의 가능성을 그린다. 연극은 외로움에 갇힌 아버지 경수, 끝내 자신과 마주하지 못한 아내 희진,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등과 고통을 겪는 농인 딸 유림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세 인물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견뎌내며, 죽음과 이별을 지나 소통의 순간에 다가선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은 장애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작품은 소통의 어려움이 단순히 장애의 문제를 넘어 인간 관계 전반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관객에게 소통의 본질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이번 공연은 농인과 청인이 함께 창작하는 환경을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제작진은 농인예술감독(DASL) 개념을 차용해 ‘농예술팀장제’를 도입하고, 실제 농인 스태프의 창작 접근성을 확대했다. 이 과정은 농인 영상감독이 참여하는 아카이빙 작업으로 이어지며 무대 밖에서도 새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는 추석과 한글날을 맞이해 전 세계 20개국 23개 재외한국문화원(이하 한국문화원)에서 현지인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친다고 밝혔다. 대규모 추석 행사부터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소재로 한 전통매듭 만들기 체험 행사까지 다채로운 문화행사 선보여 주워싱턴한국문화원은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과 공동으로 10월 4일, ‘2025 추석맞이 문화행사(Chuseok Family Festival)’를 연다. 이는 2023년부터 매년 5천 명 이상이 참여해 온 한국문화원 대표 프로그램으로서, 올해는 워싱턴 디시(D.C)에서 한국 전통 민속 씨름을 처음 소개한다.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은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항구 도시 ‘라로셸’에서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한 축제 ‘이곳이 한국(ICI EN CORÉE)’을 개최해 송편 만들기와 한복 체험, 민속놀이 등의 행사로 풍요로운 추석의 의미를 나눈다. 추석을 계기로 한국 영화도 만나볼 수 있다. ▴스웨덴에서는 10월 11일과 12일, 현지 아시아영화제와 연계해 ‘한국영화주간’을 운영한다. <국제시장>, <아이캔스피크>, <1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산림청(청장 김인호)은 다가오는 한가위 연휴를 맞아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국의 숨은 명품숲길 10선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국토녹화 50돌을 기려 지난 2023년 걷기 좋은 명품숲길 50선을 꼽은 데 이어, 이번에 평탄한 둘레길 등 누구나 편안히 걸을 수 있는 숲길, 도시 근교 생활권으로 접근성이 좋은 숲길, 역사·문화, 자연경관 등 풍부한 볼거리와 치유 요소를 갖춘 숲길 등을 기준으로 권역별로 대표 숲길을 추천했다. 먼저 서울ㆍ인천권에는 누구나 산에 오를 수 있는 명품숲길로 ‘인천 만수산 무장애 숲길’이 뽑혔다. 전 구간에 계단이 없는 순환형 무장애 숲길로 교통약자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만수 8경과 서해 바다, 인천대교까지 바라볼 수 있으며, 2.7킬로미터(km)를 가볍게 걸을 수 있다. * (위치) 인천광역시 남동구 만수2동 1-60(만부2호 공영주차장) 경기권에는 100년 잣나무 숲에서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가평 잣 향기 피톤치드길’이 뽑혔다. 90년 이상 된 잣나무 숲으로 산림욕과 치유 효과가 탁월하며 전체 길이는 6.5km이다. 다만 한가위 당일은 쉬므로 조심해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2023년 숙명여자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전통음악전공에 양금 전공이 신설되면서, 이 과정을 함께하게 된 대학원생들이 뜻을 모아 앙상블 스펙트라:금(Spectra:GEUM)을 결성했다. 이들은 지난 9월 30일 서울 남산국악당 해태홀에서 데뷔 무대를 열며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스펙트라:금은 ‘스펙트럼(Spectra)’의 다채로움과 전통 현악기 ‘금(琴, GEUM)’을 결합한 이름으로, 전통음악의 색채를 확장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젊은 국악 앙상블이다. 단원는 고현영(타악, 양금), 김수연(가야금, 양금), 김채운(가야금, 양금), 박주화(작곡, 양금), 신자빈(가야금, 양금), 임은별(기획, 양금)로 구성되어 있으며, 양금을 중심으로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실험적 음악을 선보였다. 이번 데뷔 무대는 숙명여자대학교 전통음악전공 주임교수 송혜진 교수의 제안과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성사되었으며, 국내 양금 분야를 대표하는 연주자이자 학자, 창작자로 활동하는 윤은화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아 전반적인 기획과 작·편곡을 주도했다. 윤 교수는 양금의 전통적 뿌리를 연구하면서도 현대적 가능성을 개척해온 선구적 인물로, 이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전번에 소개한 일본인 스나가(須永)는 김옥균의 진정한 친구였던 것으로 보인다. 김옥균은 절해 고도 오가사와라 섬에서 인편으로 스나가에게 붓글씨를 보내면서 다음과 같은 문구를 곁들였다. 「小笠原島夏日、為試病腕、寄贈知我者」(오가사와라 섬에서 여름날, 병든 팔을 시험해보기 위해 ‘나를 아는 이’에게 보낸다.) 김옥균은 스나가를 ‘나를 아는 이’이라는 뜻의 ‘知我者’(아지자)라 불렀다. 이 말은 원래 중국의 고전 《시경(詩経)》에 나오는 것인데 시경에는 이 단어에 이어서 「謂我心憂」(위아심우: 내 마음을 걱정하다)가 나온다. 스나가의 일기에는 오가사와라 고도에서 보낸 김옥균의 고통이 담겨 있다. 김옥균을 방문하고 돌아온 유혁로가 전해준 김옥균의 실황이다. “위장병과 류마티즘은 아직 낫지 않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배앓이까지 앓고 있답니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개미와 독충, 뱀의 습격을 받습니다. 극히 쇠약하여 안색이 초쵀하고 몸은 말랐습니다… ” 스나가는 1888년 10월 13일 치 일기에 츠지 카쿠자부로(辻覚三郎)의 사망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그가 누구길래? 바로 김옥균이 혁명에 실패한 뒤 제물포에서 일본배 치토세 마루호(千歳丸)를 탔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떤 날의 하늘은 하나의 파란 그림종이 같지만, 또 어떤 날의 하늘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겹의 결을 가진 깊고 그윽한 그림 같습니다. 오늘 우리가 만날 토박이말 ‘겹구름’은 바로 이처럼 하늘에 깊이를 더하는 구름을 부르는 이름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겹구름’을 ‘비슷한 모양의 것이 여러 개 겹쳐 있는 구름’이라고 풀이합니다. 마치 물결이 겹치고 겹친 듯한 무늬를 이루거나, 솜을 얇게 펴 켜켜이 쌓아 올린 듯한 구름을 떠올리면 됩니다. 하나의 덩어리가 아닌, 여러 낱의 구름이 포개지고 겹쳐져 만들어내는 바람빛(풍경)이 바로 ‘겹구름’인 셈입니다. 이처럼 깊은 느낌을 주는 말이니, 가락글 지은이(시인)들의 눈에도 그 모습이 담기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유안진 님의 가락글(시) 「춘천호반」에는 해 질 녘의 바람빛을 그리며 ‘겹구름’이 나옵니다. 겹구름 산 너머로 해는 기울고 / 산 그림자 드리운 호심은 고요한데 또한 오현종 님의 가락글 「아버지의 강」에서는 여러 겹으로 낀 구름이 걷히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겹구름 다 걷히고 저녁별 뜰 때까지 / 아버지는 술잔을 놓지 않았다 두 가락글 모두 ‘겹구름’이라는 말을 통해 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우리 겨레의 큰 명절 ‘한가위’가 눈앞으로 곳곳에서는 벌써 명절 잔치가 시작된 듯하고 각 기업체는 명절맞이 선물 광고에 한창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누구는 ‘한가위’라 쓰고 누구는 ‘추석’이라고 씁니다. 심지어 추석은 ‘秋夕’이라고 한자로 써 놓기도 하여 혼란스럽습니다. 여기서 ‘추석’과 ‘한가위’의 말밑(어원)을 살펴봅니다. 먼저 ‘추석’이라는 말은 5세기 송나라 학자 배인의 《사기집해(史記集解)》에 나온 “추석월(秋夕月)”이란 말에서 유래하는데 여기서 “추석월”은 천자가 가을 저녁에 달에 제사를 지낸다는 뜻으로 우리 명절과 잘 맞지 않는 말이입니다. 그에 견주면 ‘한가위’는 뜻과 유래가 분명한 우리 토박이말이지요. “한가위”는 ‘크다’라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라는 말이 합쳐진 것으로 음력 8월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입니다. 또 '가위'라는 말은 신라에서 유래한 것인데 《삼국사기》의 기록에 분명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조선 후기 한양의 세시풍속을 기록한 김매순(金邁淳)의 《열양세시기(冽陽歲時記)》에도 “더도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기록도 있어 이처럼 우리 겨레는 오랫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 서울시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중구 퇴계로34길 28)에서 오는 10월5일(일)부터 10일(금)까지, 한가위 연휴를 맞아 전통놀이와 공연, 공예체험이 어우러진 2025 남산골 한가위 잔치 <한가위 놀이터>, <지구촌판소리페스티벌>, <이북5도 무형유산 대축제>가 열린다. □ 10월 5일(일)~7일(화) 낮 11시부터 저녁 5시까지 열리는 명절축제 <한가위 놀이터>는 한가위의 전통적 의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남산골한옥마을의 대표 가을 잔치로, 놀이ㆍ공연ㆍ공예 체험이 어우러진 사흘 동안의 한마당이다. 이번 <한가위 놀이터>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전통 놀이 ‘놀이체전’, 다양한 전통 공연이 준비된 ‘공연체전’, 남산골한옥마을의 대표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체험체전’을 통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한가위 경험을 선사한다. □ ‘놀이체전’은 천우각 마당을 중심으로 청팀과 백팀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전통 5종 놀이체험, <추석놀이터>의 정점 △박터뜨리기, 한가위 맞이 △퀴즈체전 등이 진행된다. 이승업가옥에서는 가족과 특별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