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세종대로 네거리에서 서대문 방향으로 900m쯤 가면 서울역사박물관을 막 지나 오른쪽에 한자로 ‘興化門(흥화문)’이라고 쓰인 경희궁의 문이 보입니다. 광해군은 새문동(塞門洞 : 지금의 종로구 신문로 일대)에 왕기(王氣)가 있다는 설이 나돌자, 이를 누르기 위하여 그 자리에 경덕궁(慶德宮)을 짓게 했습니다. 이 경덕궁은 영조 36년(1760) 이름을 경희궁으로 고쳤으며, 경복궁의 동쪽에 있다고 하여 동궐(東闕)인 창덕궁에 견줘 서궐(西闕)이라고 불렀지요. 이 경희궁에는 여러 임금이 머물렀는데 숙종은 이곳에서 태어났고 승하했습니다. 또 경종이 태어난 곳도, 영조가 승하한 곳도, 정조가 즉위한 곳도 이곳이었습니다. 경희궁은 창건 때 정전ㆍ동궁ㆍ침전ㆍ제별당ㆍ나인입주처 등 1,500칸에 달하는 건물이 있었으며, 그 넓이가 자그마치 7만 평에 달했다고 합니다. 그런 경희궁은 일제강점기 때 대부분의 전각이 헐리고, 일본인들의 학교로 쓰이면서 완전히 궁궐의 자취를 잃고 말았습니다. 특히 1907년 궁의 서쪽에 통감부 중학이 들어섰고, 1915년엔 경성중학교까지 들어서게 됩니다. 심지어 광복 뒤에도 이곳은 서울중고등학교로 쓰이면서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은 오는 12월 1일(월)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국립박물관(소속관 포함)의 전시해설사들이 참여하는 제1회 「K-뮤지엄 전시해설 페스티벌」을 연다. 이번 행사는 K-뮤지엄의 얼굴이자 문화외교관 역할을 수행하는 전시해설사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해설 역량과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되었다. * 제1회「K-뮤지엄 전시해설 페스티벌」: ’25.12.1.(월) 13:00~18:00,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 전시해설 경연대회, 세대가 함께 배우고 공감하는 무대 이번 행사 핵심 프로그램인 전시해설 경연대회에는 예선을 통과한 10명의 전시해설사가 참여한다. 경연은 청년부(20~30대 청년멘토)와 장년부(40대 이상 자원봉사자) 두 개 부문으로 운영되며, 참가자는 본인이 고른 유물 1점을 10분 동안 해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심사는 현장에서 전문가 평가로 이루어지며, 행사 취지에 따라 본선 진출자 전원에게 수상의 기회가 주어진다. 수상자는 평가 점수에 따라 금상(봉황상), 은상(청룡상), 동상(백호상)으로 구분해 뽑을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장 특별강연 진행 행사의 또 다른 핵심 프로그램은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내년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48th Session of the World Heritage Committee)의 의장단이 11월 2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20차 세계유산위원회 특별세션」에서 구성되었으며, 의장으로는 이병현 전 주유네스코 대표부 대사가 뽑혔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최국으로서 유네스코 관련 경험과 전문성을 고려하여 이병현 전 주유네스코 대표부 대사를 의장 후보로 유네스코에 추천하였고, 이번 특별세션을 통해 의장으로 25일 뽑혔다. 이 전 대사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의장(임기 2017-2019년), 제12차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 의장(2017.12. 제주) 등을 지내 유네스코 업무에 정통한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특별세션에 우리 정부 대표단 수석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의장단 선출에 앞서 이병현 전 대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하면서, 우리나라의 세계유산 등재 현황과 네 차례 위원국 선출 이력, 우리나라에 설립된 유네스코 카테고리2 센터(유네스코 세계유산 국제해석설명센터) 및 신탁기금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연희집단 The 광대(대표 안대천)는 오는 12월 19일 금요일, 연말을 맞이하여 중랑문화재단과 함께 기획공연 <당골포차>를 중랑구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올린다고 밝혔다. 연희집단 The 광대는 중랑구를 거점으로 전국 각지에서 공연 활동을 펼쳐온 1세대 창작 연희 단체로 2006년부터 현재까지 창ㆍ제작한 여러 창작연희극을 통해 나라 안팎에 전통연희의 멋과 매력을 널리 알리고 있다. <당골포차>는 단체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2018년 초연 이후, 서울거리예술축제, 고양호수예술축제, 안산국제거리극축제 등 다양한 국내 유수의 거리예술축제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아 왔다. 이 공연은 현대인에게 위로의 공간인 포장마차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광대들의 유쾌한 창작연희극으로 풍물·기예·재담 등 연희적 요소와 관객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하여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연말 맞이 공연에 특화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주체 지원사업에 선정된 ‘신중년과 함께하는 <모두 광대> 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된다. 입장권 가격은 전석 10,000원이며, 중랑구민 50% 에누리, 인근 지역민(노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서울남산국악당 공동기획 작품 ‘춤이 되고 말이 되고’가 오는 12월 11일(목)부터 13일(토)까지 모두 3일 동안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작품은 탈춤의 확장 가능성을 탐구해 온 ‘천하제일탈공작소(천탈)’와 농문화·농정체성을 기반으로 농아동ㆍ농청소년의 성장을 지원해온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소보사)’이 함께 만든 공동창작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2024년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에서의 초연 이후 발전을 거듭해 2025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선정 및 서울남산국악당 공동기획 프로그램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정체성을 향한 질문에서 시작된 여정 ‘춤이 되고 말이 되고’는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작품은 각자가 지닌 고유한 존재성과 공동체 안에서 발견되는 ‘우리다움’을 탐색하는 여정을 그린다. 특히 천탈은 소보사와의 협업을 통해 농문화ㆍ농정체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으며 스스로 탈춤 정체성을 재탐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러한 과정은 작품 속 서사와 움직임, 언어의 구성 요소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춤인 듯, 말인 듯… 두 단체가 함께 만든 ‘우리의 언어’ 이 작품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서정적인 가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곡가 윤학준의 첫 창작 음악극 <수호천사>(리담 작, 권혁우 연출)가 오는 12월 4일(목)부터 14일(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공간아울에서 공연된다. 작곡가 윤학준은 ‘마중’, ‘잔향’, ‘나 하나 꽃피어’ 등으로 잘 알려진 한국 가곡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이번 음악극을 통해 자신의 음악세계를 무대예술로 확장한다. 그의 첫 창작 음악극 소식은 이미 성악가들과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작품은 극작가 리담의 진솔한 대본과 윤학준의 감성적인 선율이 어우러져 다섯 곡의 새로운 창작곡을 포함해 모두 일곱 곡으로 구성되었다. 주요 노래는 어린 코젯의 노래 ‘사랑받고 싶어요’, 지수와 태일의 듀엣 ‘당신은 나를 사랑하나요’, 지수의 독백곡 ‘For My Baby’, 천사가 부르는 재즈 스윙 ‘괜찮아’, 지수와 천사의 듀엣 ‘신은 어디에’, 이와 함께 윤학준의 대표곡 ‘나 하나 꽃피어’, 리담의 자작곡 ‘용서’가 더해져 모두 일곱 곡의 아름다운 선율이 피아노(엄기환), 바이올린(김진호), 첼로(정수연) 앙상블의 실황 연주로 펼쳐진다. <수호천사>는 자기애(나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천재소녀’ 김은지 9단이 오정아 6단을 꺾고 해성 여자기성전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25일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9회 해성 여자기성전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김은지 9단이 오정아 6단을 301수 만에 흑 3집반승으로 제압하며 종합전적 2-0, 완전 우승을 완성했다. 이번 시리즈로 오정아 6단과의 상대전적을 8:0으로 벌리며 압도한 김은지 9단은 2020년 입단 이후 개인 통산 아홉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이번 우승으로 여자기성전 두 차례 정상에 오른 김은지 9단은 다섯 차례 우승한 최정 9단에 이어 두 번째로 다회 우승자가 됐다. 김은지 9단은 “이번 대회도 쉬운 대국이 한 판도 없었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과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 기쁘다”라며 “오늘 대국은 초반부터 너무 어려운 경기였지만 후반에 집으로 득을 크게 보면서 유리해진 것 같다”라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한편, 4강전에서 여자순위 1위 최정을 꺾으며 첫 우승에 도전했던 오정아 6단은 김은지 9단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해성그룹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손자들이 초등학교 6학년이 되고 중학교 2학년이 되더니 목소리가 소프라노에서 테너와 바리톤으로 내려가고 목에 돌기가 튀어나온다. 남자아이나 여자아이가 성장하면서 목소리가 어른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목젖의 구조도 변한다고 하는데 유난히 남자 아이들이 많이 튀어나온다. 나 자신도 처음에는 목소리가 굵어지는 것이 조금 창피했지만, 나중에는 그게 어른의 징표라니 나도 어른이 되는가보다 하며 인정하고 들어간 뒤에야 마음이 편해진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렇게 튀어난 목의 돌기를 사람들이 '아담의 사과'라고 부른다는 말을 듣고 은연 중에 우리는 이것을 히브리사람들이 최초의 인류조상이라고 생각하는 아담이 이브의 권유로 사과를 먹다가 목에 걸린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을 통해 이런 말을 들어서일 것이다. 교회 쪽에서 알려주는 '아담의 사과' 이야기는 이렇다. 야훼 하느님께서 만드신 들짐승 가운데 제일 간교한 것이 뱀이었다. 그 뱀이 여자에게 물었다. "하느님이 너희더러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하나도 따먹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그것이 정말이냐?" 여자가 뱀에게 대답하였다.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동산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떠들썩하게 비가 쏟아지고 난 뒤, 혹은 펑펑 눈이 내리기 바로 앞의 하늘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온 하늘을 덮었던 시커먼 먹구름이 거친 바람에 뜯겨나가, 이리저리 찢긴 채 어지럽게 떠가는 모습. 예쁜 조각이 아니라 어딘가 거칠고 볼품없이 잘려 나간 듯한 구름.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토박이말은 궂은 날씨가 남기고 간 거친 숨결 같은 구름, '토막구름'입니다. '토막구름'은 이름에서부터 뚝뚝 끊어진 느낌이 듭니다. '토막'은 "크게 덩어리진 물건이 잘라졌을 때의 그 짤막한 부분"을 뜻하는 말이지요. 말집(사전)에서는 이 구름을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습니다. 난층운이나 적란운이 조각난 것. 흔히 비나 눈이 내리는 전후에 나타난다. 《표준국어대사전》 풀이에 나오는 어려운 한자말을 우리 토박이말로 풀어보면 그 모습이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난층운(비구름/안개구름)'이나 '적란운(쌘비구름/소나기구름)'은 모두 비나 눈을 잔뜩 머금은 크고 두꺼운 구름들입니다. 그러니까 '토막구름'은 비나 눈을 뿌리는 큰 구름 덩어리가 거친 바람에 찢어지거나, 비를 다 뿌리고 흩어지면서 '토막토막' 끊어져 나간 구름을 가리킵니다. 앞서 만난 '조각구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소장 김지연)는 11월 25일부터 「서울 풍납동 토성」 내 창의마을부지(풍납동 291-1번지, 16,733㎡)에 대한 학술 발굴조사에 착수한다. 풍납동 창의마을부지는 1983년 건립된 외환은행 직원합숙소 건물을 재활용하여 2004년부터 20여 년간 서울영어체험마을 풍납캠프로 운영되었던 곳이다. 영어마을로 활용되기 전인 2000년 외환은행 직원합숙소 재개발사업을 위한 시굴조사 결과, 토기 구덩이, 불태워진 유구, 추정 연지 등이 확인되어 과거 백제 한성기 도성의 내부 공간으로 활용된 것으로 주목된 바 있다. 이번 창의마을부지 발굴조사는 백제 한성기 상류층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들과 대형 의례건물터 등이 확인된 경당지구(1999~2000년, 2008년)와 토성 내 최대 규모의 육각형 건물터, 도로시설 등 다수의 유구가 발견된 미래마을부지(2004~2011년) 이후 10여 년 만에 이루어지는 성 내부 조사라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이 높다.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는 서성벽 복원지구(2017~2024년)와 동성벽 유실구간(2025년~) 등 성벽에 대한 발굴조사를 통해 토성의 규모와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