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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편지

오늘은 입동, 어르신들께 도랑탕으로 대접하는 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682]

[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아홉째로 겨울에 들어선다는 입동(立冬)”입니다. 입동 무렵에는 치계미(雉鷄米)”라고 하는 아름다운 풍속도 있었는데 나이 드신 어르신들을 모시고 음식을 준비하여 대접하는 것입니다. 본래 치계미란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을 뜻하였는데, 마을의 어르신들을 사또처럼 대접하려고 생각한데서 생긴 풍속인 듯합니다. 이날은 아무리 살림이 어려운 사람이라도 일 년에 한 차례 이상은 치계미를 위해 돈이나 곡식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은 도랑탕 잔치로 대신했습니다. 입동 무렵 미꾸라지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에 숨는데 이때 도랑을 파면 누렇게 살이 찐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지요. 이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 노인들을 대접하는 것을 도랑탕 잔치라고 합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10월부터 정월까지의 풍속으로 내의원(內醫院)에서는 임금에게 우유를 만들어 바치고, 기로소(耆老所)에서도 나이 많은 신하들에게 우유를 마시게 했다고 하는데, 이러한 겨울철 궁궐의 양로(養老) 풍속을 민간에서도 따라 한 것입니다.


 

또 예전에는 입동을 즈음하여 농가에서 고사를 많이 지냈습니다. 대개 음력으로 1010일에서 30일 사이에 날을 받아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하고, 제물을 장만하여 곡물을 저장하는 곳간과 마루 그리고 소를 기르는 외양간에 고사를 지냈지요. 고사를 지낸 뒤에는 이웃들과 고사 음식을 나눠먹었으며 농사철에 애쓴 소에게도 고사 음식을 주었습니다. 이런 풍속과 더불어 이즈음엔 감나무에 까치가 먹을 것을 남겨두는 조선의 아름다운 마음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