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항일독립운동

[백년편지] 존경하는 손정도 선배님께 -송영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선배님 안녕하세요? 저는 선배님의 모교 숭실대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하고 있는 후배 송영빈입니다. 2017년 올해 숭실대학교가 120주년을 맞이한 것을 알고계신지요? 숭실대학교가 1897년 개교한 이래 선배님과 같은 수많은 독립 운동가를 배출하였고 훌륭한 선배님들이 우리나라, 우리민족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워주셨기에 올해 우리학교가 120주년을 맞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배님이 아니셨다면 저는 우리학교에 다닐 수 없었겠지요.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시도 아직 독립이 안 되었을 수도 있었겠지요.

 

올해 숭실대학교가 120주년을 맞이하는 것처럼 2년 뒤에는 선배님께서 피땀 흘려 일구셨던 임시정부가 100주년을 맞이한다고 합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사실 얼마 전까진 저는 선배님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120주년을 맞이하는 모교와 관련하여 친구들과 숭실대학교의 역사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선배님을 비롯한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선배님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선배님도 아시다시피 저희 학교에는 매산 김양선 선생님이 평생 동안 수집하신 유물이 전시된 한국 기독교 박물관이 있습니다. 저는 박물관 한편에 전시되어있는 숭실 18인에서 선배님을 처음 뵐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선생님의 간단한 약력과 독립운동 경력이 쓰여 있었고 이후 추가적인 자료 조사를 하며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선배님은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파견 선교사이셨고 임시정부를 구상하기 위한 첫 계획도 선배님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의친왕 이강 공을 파리강화회의로 밀항 시키려한 계획, 그 계획이 실패했음에도 해외에 임시정부를 수립하여 국제사회에서 독립정부를 승인받으려한 목표 때문에 임시정부가 수립될 수 있었고 이후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구심점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선배님이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한 조직을 이끌어야할 이승만이 대통령으로 취임하였음에도 미국에서 건너오지 않자 투병중인 와중에도 이승만에게 편지를 써 상해로 오라고 설득했어야 했던 심정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모두가 한마음으로 독립운동을 위해 모인 임시정부였건만 이데올로기의 갈등, 독립운동 노선의 차이로 인해 분열되었을 때 그것을 수습하려 애썼을 선배님의 고뇌와 고민을 떠올리니 가슴 한구석이 많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럼에도 교통국장으로 취임하여 임시정부의 독립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애쓰시고 때로는 임시의정원의 의장으로, 때로는 여운형김구선생님과 함께 한국노병회를 조직하시는 등 끊임없이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선배님의 모습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가 잘 되려면 지방색(地方色)을 가르는 파당싸움을 말아야 한다. 좁은 나라 한 핏줄의 겨레가 무슨 남도니 북도니, 호남이니, 영남이니 하며 네 갈래 열 갈래로 갈라져 싸우는가? 이는 나라를 잃고도 정신을 못 차리기 때문이다

 

선배님이 하셨던 말씀 기억하시나요? 해방이후엔 서로 싸우느라 아직도 통일이 되지 못하였고 우리 내부에서도 영남이니 호남이니 하는 말이 아직도 있는 걸 보아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선배님 저는 그래도 우리나라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배님께서 그토록 염원하셨던 우리나라는 매우 추웠던 겨울에도 촛불을 들었던 덕에 좀 더 정의로워졌으니까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곧 우리나라가 선배님이 염원하셨던 더 좋은 우리나라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 역시도 선배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우리나라가 그런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선배님과 저의 학교인 숭실대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올해 학교의 표어는 역사로 미래를 여는 대학이라고 합니다. 손정도 선배님을 비롯한 여러 선배님들이 일구어낸 그 역사를 등불 삼아 앞으로도 130, 150주년의 역사에서도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선배님과 같은 자랑스러운 선배와 같은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송 영 빈

 

숭실대학교 사학과 재학중

독립정신답사단 제13기 참가

2014년도 청소년 항일역사 탐방 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