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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독립운동

6달째 병원에서 치료중 '오희옥' 생존 애국지사 근황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그제 일요일(16일) 오후 2시, 생존 애국지사인 오희옥 지사의 병문안을 가던 날은 가을비가 추적거리고 내렸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병원 안은 약간의 습기로 후텁지근한 느낌이 들었다.

 

미리 방문 약속을 한 덕에 김흥태 씨(오희옥 지사 아드님)는 방문시간에 맞춰 어머님을 휠체어에 태우고 재활병동 3층 로비에서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달여 만(7월 14일에 뵘)에 뵙는 오희옥 지사는 지난번에 뵙는 것보다는 혈색이 다소 좋아 보였다. 거기에 머리도 예쁘게 다듬어서 인지 영양공급을 하느라 코에 꼽고 있는 튜브만 없다면 여느 환자의 모습과 다름없어 보였다.

 

“아침부터 어머니가 이 선생님을 기다리셨습니다.”

오희옥 지사 아드님은 기자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우리는 오희옥 지사의 휠체어를 밀어 병원 밖이 제법보이는 2층 로비로 창가로 갔다. 창밖은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고 신록을 자랑하던 나무들이 가을 채비를 차리는 듯 노르스름한 모습이었다.

 

 

오희옥 지사는 꽃피는 봄날, 3월 17일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의식을 회복한 이래 6달째 서울중앙보훈병원 (강동구 진황도로 61길 53) 재활병동에서 치료 요양 중이다. 봄, 여름, 가을을 줄곧 이 병원에서 보내고 계시는 것이다.

 

건강하셨더라면 지난해처럼 광복절 무대에도 서셨을 것이고, 크고 작은 독립운동 관련 모임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셨을 것이다. 그렇게 건강하셨던 분이 속절없이 병원 침상에 누워 계시시는 심정이 오죽할까 싶다.

 

현재 의식은 또렷하시지만 스스로 말을 할 정도는 아니라서 안타까웠다. 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또렷하게 알아들으셔서 그나마 다행이었으며 기자가 건넨 펜으로 기자의 이름과 자신의 이름을 쓰는 모습이 예전 건강하실 때 보습 같아 보여 기뻤다.

 

 

오희옥 지사는 현재, 날마다 재활치료를 받고 있으며 본인 자신도 회복을 위해 무척 애쓰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음식물을 코에 꼽은 튜브로 영양을 섭취하고 있기에 기력이 많이 쇠해 보였다. 거기에다가 가끔씩 가래감염과 같은 합병증이 찾아와 고열이 나는 등 돌출 상황 때문에 가족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8.15 광복절에는 피우진 보훈처장과 박유철 광복회장이 다녀갔으며 기자가 병문안 가던 날 오전에는 새로 부임한 나치만 경기남부보훈지청장이 병문안을 하는 등 여러 관계 기관에서 생존애국지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어 위로가 되었다.

 

오희옥 지사 가족은 아버지 오광선 장군(1962. 독립장), 어머니 정현숙 지사(1995.애족장),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 지사(1990.애족장), 형부 신송식(1963. 독립장) 등 독립운동가 집안이다. 오희옥 지사와 기자와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기자는 여성독립운동가들의 기록을 남기고자 《서간도에 들꽃 피다》(전8권)를 집필하기 시작하였으며 <1권> 인물에 오희옥 지사를 넣었다. 오희옥 지사께서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록하고 있는 기자를 딸처럼 여겨 틈나는 대로 찾아 뵐 때마다 중국에서 독립운동한 이야기며 임시정부 요인들의 활동 이야기 등 생생한 독립운동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날 병문안에 함께 한 이는 한국문화정보원 문화포털 김완식 주임으로 “생존 애국지사들을 진작 찾아뵙지 못해 너무 송구합니다. 병중이지만 오희옥 지사를 뵙게 되어 감동스러웠습니다. 어서 회복하여 예전의 모습으로 씩씩하던 광복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1시 간여의 병문안을 마치고 휠체어를 밀어 다시 어머니를 모시고 병실로 들어가기 앞서 김흥태 아드님은 “어머님의 쾌차를 빌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 가족도 어머님의 빠른 회복을 위해 성심껏 간호하겠습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오희옥 지사께서 어서 기력을 회복하셔서 겨울이 오기 전에 용인에 마련한 따스한 보금자리로 돌아가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병원 문을 나섰다.

 

  ▲ 광복절 기념식에서 옛날 애국가를 부르는 오희옥 애국지사(K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