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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얼 석탑, 사진ㆍ시조로 다가가기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떠돌고 떠돈 세월 77년
[천년의 얼 석탑, 사진ㆍ시조로 다가가기 1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 이 달 균

 

     산청 둔철산 돌고 또 돌아봐도

     자취 고사하고 들은 적도 없다하네

     제 발로 걸어 나갔나 바람결에 사라졌나

     서러운 역사는 비운의 탑을 낳았으니

     일제 강점기 때 대구 어디로 옮겨져

     이듬해 다시 서울로, 수장고에서 스물세 해

     이토록 기구한 운명이 또 있을까

     두어 평 세간 얻어 앉은 곳이 국립진주박물관

     떠돌고 떠돈 세월이 77년이 되었다

 

그렇다. 이 탑은 비운의 탑이다. 탑 사진 찍기 위해 산청 범학리 경호강 내려다보는 둔철산 자락 찾았으나 아는 이 하나 없다. 기구한 운명은 일제 강점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1년 한 일본인이 매입하면서 산청을 떠났고 대구지역 공장 공터로 옮겨진 뒤 조선총독부 박물관의 유물 실태조사 과정에서 확인돼 이듬해 서울로 옮겨진다. 해방 이후 미군 공병대가 1946년 5월 서울 경복궁 안에 세웠으나 1994년 경복궁 정비사업으로 다시 해체돼 무려 23년 동안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햇빛을 보지 못한 채 지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이 문화재 재건과 전시를 위해 이관을 요청했고, 마침내 2018년 2월 고향인 산청과 인접한 진주로 돌아왔다. 그 세월이 무려 77년이다.(시인 이달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