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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도 텃밭이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50]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저의 유년시절은 시골에 묻혀 있습니다.

야트막한 산에 파묻힌 토담집에 얼기설기 엮은 초가지붕 아래서 삶을 키웠고

가끔 장닭이 지붕위에 올라 홰를 치기도 했으며

가을엔 함지박만한 박이 지붕 위 여기저기 커서

혹시 집이 무너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기도 했고

한겨울 초가지붕을 덮은 눈이 만들어 놓은 라인이 너무 부드러워 한없이 좋았습니다.

 

겨울 아침이면 유난히 새 소리가 많이 들렸습니다.

아마도 눈 내리고 난 후 먹을 것이 없는 조류가

인가를 찾아 내려왔기 때문이겠지만

그때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앞마당에 원래부터 자라던 버드나무에 까치가 않아 울던 아침이면

어머니는 ‘반가운 손님이 오시려나?’ 하곤 하셨는데..

그 때면 울타리 너머 멀리까지 보이는 꼬부랑길을 하염없이 바라보곤 했습니다.

귀한 인연이라도 올까 싶어서 말이지요.

 

 

인연이란 인식주체와 인식대상의 관계를 의미합니다.

우린 우주의 주체자이니 모든 인연의 해석은

자기 입장에서 보면 '인'이고 외부의 존재들은 '연'이 됩니다.

그러니 모두가 '인'이면서 '연'인 것이니 인연이 아님이 없습니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인연이 소중한 이유이지요.

 

바람이 불면 촛불은 꺼집니다.

하지만 아무리 거센 바람이 불어도 반딧불은 꺼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빛이 안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인연은 내 안에 있는 빛과 같습니다.

 

인연도 텃밭입니다.

그러니 가꾸는 수고가 필요합니다.

인연의 시작은 내 의지대로 되지 않겠지만

인연의 마지막은 내 의지가 어느 정도 작용할 수 있으니

주변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