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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와 12시 사이엔 무엇이 있나?

남북통일시대의 중심도시 철원을 가다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한국전쟁 때 가장 치열한 고지 쟁탈전이 벌어졌던 철의 삼각지대(평강ㆍ김화ㆍ철원)의 일각인 철원을 가본다는 막연한 설레임를 갖고 찾은 철원이었다. 백마고지를 보기위해 한탄대교를 지나다 오른쪽으로 오래된 다리가 보였다. 승일교였다.

 

승일공원에 차를 세우고 다리 밑으로 내려가 올려다보았다. 6.25 전쟁 전 공산 치하에서 다리를 건설하기 시작해, 전쟁 중 중단되었다가 전쟁이 끝난 뒤 남한에서 완공하였다는 승일교!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야 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승일교를 도보로 넘어 송대소를 지나 직탕폭포까지 걷는 '한여울길'이란 한탄강 둘레길의 출발점이다.

 

 

 

국도로 20분 정도 북으로 달리면 오른쪽 낮은 언덕에 포탄 자국을 뒤집어쓰고 골조만 앙상히 남은 건물이 보인다. 1946년에 북한 노동당이 철원과 인근 지역을 관장하기 위해 지은 건물인 노동당사다

 

안내 선간판엔 사상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회유 고문하고 살해한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적혀있다. 그 시절 미군정하의 남한도 힘든 상황이었을 터다. 해방의 기쁨도 잠시, 남북한이 모두 혼돈의 시절을 겪고, 동족상잔의 전쟁까지 치르고 오늘날까지 분단되어있다니 순간 눈가가 촉촉해지며 서글픈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

 

가슴 아픈 역사를 생각하며 걷다가 바닥에 새겨진 <6시와 12시 사이>란 시가 눈에 들어왔다.

 

 

           6時와 12時 사이

 

                                - 정춘근

 

    

한반도는 지금 몇시인가

 

      남한의 모든 총과 대포는

      12시 방향에 맞추어져 있고

      북한은 6시로 고정되어있다.

 

     남한의 시계 바늘이

     6시로 가기 위해서는

     3시 방향에 미국을 지나야 하고

 

     북한의 시계 바늘도

     9시 방향 중국을 지나야 하는

     가장 멀고 아득한

     6시와 12시 사이

 

     다시 생각하면

     우리의 분단 시차는

     한나절 6시간

 

     그 짧은 시간 사이로

     정지된 시계를 수갑처럼 찬

     두 세대가 지나갔다

 

                                      

고개를 돌려보니 저만치 차량통제를 하는 검문소가보였다. 민간인통제구역이었다. 민통선안에서 농사를 짓거나 출입증을 가진 사람만 들어갈 수있다고 한다. 차의 길찾게(네비게이션)에 북쪽으론 도로가 사라지고 서쪽으로만 도로가 나있다.

 

'백마고지 전적비' 안내 팻말이 보였다.

 

무수한 포탄을 쏟아 부으며 산이 초토화되어 하얗게 변해 마치 흰말이 옆으로 누워있는 형상이라하여 '백마고지'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희생된 수 많은 젊은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돌비석에 잠시 고개 숙여 애도를 표했다.

 

 

 

전적지 견학을 온 한 무리의 현역군인을 만났다. 같이 간 일행이 물었더니, 육군 6사단 병사들이며, 경례구호가 '청성!'이라고 했다. 듣기에 따라선 '충성!'이라 들리기도 했다. 권위적인 느낌이 드는 '충성' 대신에 '푸른 별'이란 뜻을 가진 '청성!', 흥미로웠다. 부대마다 경례구호가 다를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전적지 기념비를 보며 언덕을 오르니 두 마리 백마와 함께 'DMZ 평화의 길'이라 적힌 설치물을 만났다. 그야말로 일반인이 갈 수 있는 끝 지점이었다. 저 멀리 고지를 바라보고 민통선 지역의 농경지를 한참 내려다보았다.

 

넓고 비옥한 철원평야에서 맛있는 '철원오대쌀'이 생산되는 철원!

궁예가 국호를 태봉이라하고 도읍으로 정한 철원!

무엇보다 남북통일시대의 중심도시 철원!

다시 한번 찾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