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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사대부의 마음을 ‘광풍제월’처럼 다듬기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42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사대부(士大夫)의 마음은 광풍제월(光風霽月, 비가 갠 뒤의 시원한 바람과 밝은 달)과 같이 털끝만큼도 가린 곳이 없어야 한다. 무릇 하늘에 부끄럽고 사람에게 부끄러운 일을 전혀 범하지 않으면 자연히 마음이 넓어지고 몸이 윤택해져 호연지기(浩然之氣)가 있게 되는 것이다. 만일 옷감 몇 자, 동전 몇 잎 때문에 잠깐이라도 양심을 저버리는 일이 있으면 그 즉시 호연지기가 없어지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사람이 되느냐 귀신이 되느냐 하는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지극히 주의하도록 하라”

 

 

이는 다산 정약용이 그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 있는 내용입니다. 전남 담양에 가면 그 유명한 명승 제40호 소쇄원이 있습니다. 소쇄원(瀟灑園)은 스승인 조광조가 유배당하는 것을 보고 조선전기 문신 양산보(梁山甫: 1503~1557)가 출사의 뜻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와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의미를 담아 조성한 곳으로, 자연과 인공을 조화시킨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정원입니다.

 

소새원을 들어서면 계곡을 따라 먼저 광풍각(光風閣)이 있고 그 위에 제월당(霽月堂)이란 조그만 집이 있습니다. 광풍각은 소쇄원 집 가운데 가장 낮은 곳에 지은 것으로 너럭바위로 흘러내린 물이 십장폭포로 떨어지는 소리를 제대로 듣기 위한 것이고, 제월당은 방 한 칸에 두 칸짜리 마루가 달린 작은 서재입니다. 아마도 양산보는 이곳 광풍각과 제월당에서 물과 바람과 나무와 자연을 벗하며 광풍제월과 같이 마음을 다스렸을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