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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밥 가운데 수라ㆍ젯메를 먹은 사람 없겠지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3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우리 겨레는 예부터 밥과 함께 살았습니다. 그래서 밥의 종류도 무척이나 많았지요. 먼저 밥의 이름을 보면 임금이 먹는 수라, 어른에게 올리는 진지, 하인이 먹는 입시, 제사상에 올리는 젯메 등이 있습니다. 밥에도 등급이 있다는 말인데 지금 수라ㆍ입시ㆍ젯메를 먹은 사람은 물론 없겠네요. 또 벼 껍질을 깎은 정도에 따라서도 나눌 수 있는데 현미밥부터, 조금 더 깎은 7분도밥과 가장 많은 사람이 해 먹는 백미밥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밥에 섞는 부재료에 따라서도 나누어집니다. 먼저 정월대보름에 해 먹는 오곡밥, 계절에 따라 나는 푸성귀(채소)나 견과류를 섞어서 짓는 밥이 있으며, 콩나물밥, 완두콩밥, 무맙, 감자밥, 밤밥, 김치밥, 심지어는 굴밥까지 있습니다. 또 계절에 따라서 밥 종류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봄에는 시루떡에 고물로 쓰는 팥을 넣어 만든 거피팥밥, 여름에는 햇보리밥, 초가을에는 강낭콩밥이나 청태콩밥, 겨울에는 붉은 팥 또는 검정콩으로 밥을 해 먹습니다.

 

 

그밖에 1800년대 말 무렵 나온 조리서에 처음 등장하는 골동반(骨董飯)이라고 하는 비빔밥도 있고, 옛날 공부하던 선비들이 밤참으로 먹으려고 제삿밥과 똑같이 만들어서 먹었다는 안동 헛제삿밥도 있지요. 헛제삿밥은 신과 인간이 같이 먹는 음식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 밥을 지었을 때의 상태에 따라 진밥ㆍ죽밥ㆍ된밥ㆍ고두밥ㆍ삼층밥ㆍ언덕밥ㆍ선밥과 누룽지가 있으며, 밥을 그릇에 담은 모양에 따라 고봉밥ㆍ뚜껑밥도 있지요. 요즘 쌀 소비가 적다고 하지만 그래도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처럼 배달겨레에게는 밥이 으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