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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즈믄해를 그리워하는 어머니와 아들의 석탑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4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전남 구례 지리산 자락에는 유서 깊은 절 화엄사가 있습니다. 화엄사는 멀고먼 인도에서 오신 연기조사가 지은 절로 알려져 있는데 연기조사는 효성이 지극한 스님이었습니다. 화엄사 대웅전 뒤편 언덕을 효대(孝臺)라 부르는데 이곳에는 4마리 사자가 석탑을 떠받치고 있는 4사자삼층석탑(四獅子三層石塔)이 있습니다.

 

 

그 4사자석탑 4마리 사자 한가운데에는 연기조사의 어머니가 합장하고 단아하게 서 있습니다. 석탑이 마주 보이는 곳에는 아담한 석등이 하나 있는데 이 속에는 연기조사의 모습이 어머니를 우러르고 있지요. 머나먼 고국 인도에서 건너온 연기조사의 마음속에는 늘 어머니가 자리잡고 있었고 그 어머니를 그리워하던 연기조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들만을 보고싶어 했을 어머니를 그리며 즈믄해(천 년)를 합장하고 있는 모습이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대각국사 의천은 연기조사의 효심을 시로 읊었는데 효대라는 이름은 여기서 나온 말이지요.

 

국보 제35호 지정된 4사자석탑은 남북국시대(통일신라) 전성기인 8세기 중엽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며, 탑의 높이는 5.5m이고 탑 안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 72과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석탑을 받들고 서 있는 네 마리 사자의 얼굴은 각각 그 모습이 다른데 이는 사람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라 진흥왕 5년(544)에 지어진 화엄사에는 4사자석탑 말고도 국보 제67호인 각황전과 국보 제12호인 각황전 앞 석등 그리고 영산회괘불탱(국보 제301호)이 있어서 천년고찰의 의미를 깊게 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