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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성귀 가운데 으뜸인 '미나리'

[한의학으로 바라본 한식 23]

[그린경제/얼레빗 = 지명순 교수]  "미나리는 사철이요 장다리는 한 철일세! 철을 잊은 호랑나비 오락가락 노닐더니 제철 가면 어이 놀까 제철 가면 어이 놀까" 숙종 당시 장안에서 불리던 노래이다. 여기서 미나리는 인현왕후 민씨를, 장다리는 장희빈을 의미한다. 한 철밖에 안 되는 장희빈에 빠져 오락가락하지 말고 인현왕후를 다시 찾으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런데 하필이면 여러 채소 중 미나리를 빗대었을까 그 까닭을 살펴보면 미나리는 예부터 푸성귀(채소) 가운데 으뜸으로 쳤으며 삼덕(三德)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덕(一德)은 응달에서 오히려 잘 자란다는 점이고, 이덕(二德)은 가뭄에도 푸름을 잃지 않고 살아내는 강인함이고, 삼덕(三德)은 속세를 상징하는 진흙탕 속에서 때 묻지 않고 싱싱하게 잘 자란다는 것이다

   
▲ 미나리를 넣은 생선찌개

미나리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이다. 칼륨, 칼슘, 철이 풍부한데, 특히 칼륨은 미나리 100g412로 배추(239)1.7, 철은 2로 배추(0.5)4배가 함유돼 있다.  

또 시력,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비타민 A100g2300IU로 배추 94IU보다 2.5배나 많이 들어 있다. 미나리의 플라보노이드 성분 중 하나인 '페르시카린'은 간을 보호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나리의 독특한 향을 내는 정유(精油) 성분과 철분 등은 정신을 맑게 하고 혈압을 내리는 작용을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미나리는 수근(水芹)이라 하며 성질은 평하고(일설에는 차고) 맛은 달며 갈증 나는 것을 멎게 하고 정신을 맑아지게 하며, ()을 보충해 주며 살찌고 건강하게 하고, 술을 마신 뒤에 생긴 열독을 치료하며, ·소장을 부드럽게 해주며 여자의 자궁 출혈·대하를 치료하고, 어린이가 갑자기 열이 나는 것을 치료한다. 일명 수영(水英)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고혈압과 수면장애에는 미나리 100g을 물에 달여 먹거나, 미나리로 나물을 무쳐먹고, 임신부종에는 미나리 즙을 내어 매일 차처럼 마신다. 급성 및 만성 간염에는 미나리 200g을 물에 달여 하루에 3번에 나누어 먹거나 즙을 짜서 먹는다. 또한 생선에 의한 중독에는 미나리 100g에 물 2 리터를 넣고 300ml정도까지 졸여, 하루에 3번 나누어 마신다. 

미나리는 김치 담글 때, 생선찌개나 매운탕, 무침 등의 주재료나 보조재료로 두루 쓴다.  

돌미나리는 줄기 안이 꽉 차 있어 질기므로 계란·편육 등을 미나리로 둘둘 말아 먹는 미나리강회에 쓰고, 향이 강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겉절이로 무친다. 재배종인 물, , 밭 미나리는 줄기가 연하고 향이 약하므로 찌개나 탕 등에 부재료로 쓰기 좋다.  

습지나 논에서 자란 물미나리에는 거머리가 붙어 있을 수 있으므로 날로 먹을 때에는 물에 깨끗이 씻어야 하며 구리 동전을 담가 놓기도 한다.  

가급적 익혀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너무 오래 삶으면 색이 나빠지고, 비타민C, 칼륨 등 영양 성분이 손실되므로, 뜨거운 물에 살짝 삶아 초고추장으로 상큼하게 또는 깨소금으로 고소하게 무친다.  

겨울을 보내고 봄기운이 솟아오르는 요즘, 풋풋하고 싱그러운 미나리로 입맛도 살리고 나른한 몸을 깨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