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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큰 남자를 위한 “굴무밥”

[한의학으로 바라본 한식 28]

[한국문화신문 = 지명순 교수]  전자렌지 단추 한번 누르면 따끈한 밥이 뚝딱 나오는 시대지만 아침에 밥 달라고 식탁에 앉아서 소리치는 남자와 밤늦게 들어와 밥 차려 달라는 남자는 간 큰 남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하게 되면서 남편 뒷바라지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며, 다른 가사 일은 남편들도 할 수 있지만 음식을 만드는 일만큼은 여성이 담당해야 된다는 얘기와 상통된다. 

살기 위해 먹든, 먹기 위해 살든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며, 그 가운데서도 단연코 밥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하면 쌀만으로 짓는 흰밥을 생각할 수 있지만, 조 따위를 섞어서 짓는 잡곡밥과 오곡밥, 지은 밥에 여러 가지 나물을 얹어내는 비빔밥, 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재료를 넣어 짓는 김치밥, 콩나물밥, 버섯밥, 밤밥 등 별미 밥이 있다. 

   
▲ 굴무밥
차가운 바람이 쌩쌩 불고 얼음이 얼 때쯤 생각나는 별미밥이 있으니 바로 굴무밥이다. 

굴은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유명한 정력 식품이다. 희대의 플레이보이 카사노바는 매일 저녁 식사 때마다 굴을 50개나 먹었다는 말이 전해진다. 

굴이 정력이 도움이 되는 것은 아연알르기닌글리코겐 따위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아연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와 정자 생성을 돕는 미네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해안 바다 바위에 자라는 굴을 석화(石花)라고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굴은 맛도 좋고 몸에는 더욱 좋다. 살결을 곱게 하고 얼굴빛을 아름답게 한다. 해산물 가운데서 가장 귀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향약채취월령(鄕藥採取月令)”에 음력 12월에 채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였는데 12~2월엔 지방과 글리코겐이 증가하여 가장 맛이 좋으므로 문헌과 일치한다. 

굴은 연하여 소화흡수가 잘 되므로 비타민과 무기질의 공급원으로 적당하다. 굴의 천연 타우린은 심장병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성질이 조금 차므로 비위가 차갑고,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은 생으로 많이 먹는 것을 피해야 하며, 구이튀김 등으로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따뜻한 성질의 쌀과 무와 함께 지은 밥은 음양의 조화가 잘 되어 소화가 잘 될 뿐만 아니라 맛이 좋아 누구나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수분이 많은 굴은 상하기 쉬우므로 신선한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살은 선명한 유백색에 광택이 나고, 만졌을 때 탄력이 있으며, 오돌토돌한 것이 좋다. 굴 가장자리의 검은 테두리가 짙고, 선명하며, 가급적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이 좋다. 튀김이나 전으로 이용할 때는 조금 큰 것이 좋고, 젓갈이나 김치에는 어리굴이라 하는 작은 것이 적당하다. 보통 할인점에서 깐 굴을 봉지 상태로 포장 판매하는데, 육질이 희끄무레하고 처져 있는 것은 오래된 것이므로 빛깔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굴무밥을 짓는 방법은 무를 채에 썰어 솥에 앉힌 위에 쌀을 골고루 펴 넣고, 밥을 짓다가, 밥물이 넘기 시작하면 굴을 밥 위에 얹고 술을 한 수저 넣어 뜸 들인 뒤에 이 모든 것을 골고루 섞어 퍼낸다. 금방 지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굴무밥을 간장에 실파, 참기름 따위를 넣어 만든 양념장에 비비면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맛이 좋다. 

이번 주말은 밥 달라고 큰소리 못 치는 남편을 위해 제철 맞은 굴로 따끈한 굴무밥을 지어봄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