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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에서 동호회까지, 한국 공동체 문화의 오늘

《한국민속사회사전》 Ⅱ ‘사회조직’ 편 펴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한국민속사회사전》의 두 번째 편인 ‘사회조직’을 펴냈다. 한국사회는 산업화와 도시화, 디지털의 변화를 거치며 공동체의 형태와 사회적 관계망이 크게 달라져 왔다. 이번 사전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형성·유지되어 온 한국 사회조직의 다양한 모습과 의미를 한데 모아 정리했다. 민속이 농촌이나 과거의 전통사회에 머무는 개념이 아니라, 도시화와 현대 일상생활에서도 살아 있는 문화임을 이해할 수 있다. 전통에서 현대까지, 한국 사회조직의 흐름을 집대성 사전은 표제어 401항목, 원고 4,800여 매, 사진 400여 장으로 구성됐다. 특히 공동체 생활공간, 조직 형태, 구성원, 제도, 활동, 자료, 공동자원으로 범주를 나누어 전통 공동체부터 현대 사회조직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조직의 유형과 특징을 체계적으로 정리ㆍ해설했다. 부녀회ㆍ청년회ㆍ노인회, 지역을 움직이는 생활 조직의 현재 ‘사회조직’ 편에는 오늘날 지역사회에서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부녀회, 청년회, 노인회와 같은 지역 생활을 기반으로 한 조직을 수록했다. 또한 공동체 운영을 담당해 온 행정기관의 변화 과정도 함께 정리했다. 동사무소가 주

멀고 먼 칠레여행의 끝에서

와이파이는 없습니다, 서로 대화하세요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한 달여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딸아이의 삶이 깃든 미국을 거쳐, 칠레 여러 도시를 여행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잠시 머물고 남쪽으로 비행기를 타고 내려가서 발디비아, 푸콘, 칠로에, 파타고니아 차이텐을 여행하고 다시 산티아고로 돌아와 칠레 여행을 끝맺었다. 나이 들어 별 탈 없이 귀가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시차 적응하느라 잠을 설치다 깨니 목이 칼칼하다. 칠레에서 사 온 벌꿀을 개봉해서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며 이번 여행 마무리 글을 쓰고있다. 남부 칠레의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 풍미 가득한 수제치즈, 요구르트, 꿀 등이 벌써 그립다. 체리 블루베리 따위 과일과 연어 같은 해산물도 풍요로웠다. 칠레는 정말 멀고도 먼 나라다. 현지인들은 K-POP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와 드라마는 잘 알지만, 한국 사람을 만나는 것도 드물고 한국을 가 보기는 더욱 힘들다고 했다. 또한 남북으로 길고도 긴 나라였다. 남북으로 무려 7,000km나 길게 뻗어있는 지형의 칠레를 여행하는 동안 사계절을 모두 경험했다. 특히 푸콘에서 맞이한 여름 크리스마스트리가 이채로웠다. 여행 중 들른 어느 식당에서는 재미있는 문구를 보기도 했다. "와

유배지에서 남긴 ‘인생작품’

《유배도 예술은 막을 수 없어》, 신승미ㆍ김영선 지음, 다른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유배는 고달프다. 가시울타리에 갇히는 ‘위리안치형’을 받으면 일단 곤장 100대를 맞는다.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맞은 상태로 천릿길을 가다가 병이 들어 죽기도 하고, 섬으로 유배되면 풍랑을 만나 죽기도 한다. 어찌저찌 유배지까지 간다고 해도 가시울타리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는 데다, 언제 사약이 내려올지 모른다는 ‘시한부 인생’의 공포가 짓누른다. 삼평중학교 국어 교사 두 사람이 같이 쓴 이 책, 《유배도 예술은 막을 수 없어》는 거친 유배지에서도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예술혼을 꽃피운 7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에 실린 허균, 윤선도, 김만중, 이광사, 김정희, 정약용, 조희룡은 오히려 유배가 ‘인생 한 수’라 할 만큼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계기가 되었다. 이들이 남긴 눈부신 업적의 태반이 유배지에서 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유배지에서 산다는 건 고달프긴 해도, 한편으로는 그동안 ‘일하느라 엄두도 못 냈던’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마음껏 하면서 시름을 달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조 ‘어부사시사’로 유명한 윤선도 또한 유배지에 가서 시조를 짓기 시작했다. 윤선도는 언뜻 생각하면 평탄한 벼슬길을 걸었을

비가 부리는 심술, 비거스렁이

[오늘 토박이말]비거스렁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곳에 따라 내리던 비나 눈이 그치고 하늘이 갤거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밖으로 나선 분들은 마냥 맑은 하늘을 반기기 어려우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된바람과 함께 추위가 몰려 올 거라는 기별이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런 날씨를 두고 "비 온 뒤에 기온이 뚝 떨어진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저 '춥다'는 말로는 궂은 날씨가 떠난 자리에 휑하니 불어오는 이 바람의 헛헛함과 매서움을 다 담아내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 그냥 춥다는 말을 갈음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쓰시던 좀 다른 느낌의 '비거스렁이'라는 말을 꺼내 봅니다. '비거스렁이'는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생각을 하나 더해봅니다. 비 온 뒤가 '비거스렁이'라면, 눈 온 뒤는 '눈거스렁이'라고 불러보면 어떨까요? 비록 아직 사전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비' 자리에 '눈'만 갈아 끼우면 얼마든지 만들어 쓸 수 있는 것이 우리말의 말맛입니다. 비든 눈이든 떠난 뒤끝이 매서운 건 매한가지니까요. 이 말들이 우리 마음을 끄는 까닭은 그 말이 주는 야릇한 '까칠함'에 있습니다. 고분고분 물러가지 않고 무언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