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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

연변조선족문학창 / 석화시 감상과 해설 6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

          츠르르르촤아

          기슭의 자갈돌을 씻으며

          철퍼덕철퍼덕

          서로 엉덩이를 두드리며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

          울먹이는 목메임도

          명치끝의 쓰라림도

          가는 것은 모두가 한 모양새이거니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

          어제 같은 오늘도

          오늘 같은 래일도

          겹치고 또 겹치고 물결과 같은 것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





해설

이 시에서는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고 세 번이나 반복하면서 인생무상을 암시했지만 어떤 인생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구태여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읽는 이들의 몫으로 남겨 놓았을 뿐이다. 바로 이처럼 절제의 미가 있기에 이 시는 씹을 맛이 더 있고, 절에서 울려오는 범종(梵钟)소리처럼 더 긴 여운을 끌고 있다. 특히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는 이 제목이 민요의 가락처럼 세 번이나 반복되면서 내 마음속의 공명대를 건드려 놓았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영원한 예술적 매력을 가지고 있는 시들은 바로 인류의 보편적인 공명을 일으킬 수 있는 정감성, 눈앞에 펼쳐진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회화성 그리고 민요처럼 입에 슬슬 오르는 음악성이란 세 요소가 물에 우유를 탄 듯이 유기적으로 융합되어 삼위일체를 이룬 작품들이다. 나는 석화시인의 이 시가 바로 이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석화시인은 우리 시단에서 중외문학에 대한 넓고 깊은 소양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론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는 시인이다. 물론 석화시인은 시인에게 가장 절실한 오성(悟性)도 남다른 시인이다. 그러므로 필자가 앞에서 거론한 동서양의 철인이나 시인들의 언론이나 작품을 석화시인은 대부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석화시인은 이런 인류문학의 정화들을 넓게 수용하여 완전히 소화하여 자기의 것으로 만들었고 또한 자기만의 방식으로 훌륭하게 표현하였다. 필자는 석화시인의 근작시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를 통하여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서서 거인들보다 더 멀리 내다보려는 그의 웅심과 자세 그리고 능력을 읽어낼 수 있었다. (김관웅, “석화의 중외문학소양과 그의 시에서의 용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