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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나입니다

석화시 감상과 해설 11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나는나입니다


 

나는봄의들판에서어여쁨을뽐내는장미꽃도길섶에소문없이피어난민들레꽃도아닙니다나는아득한벼랑가에솟아나서흘러가는구름을비웃는소나무도강가에흐드러져산들바람에도춤을추는버드나무도아닙니다

 

나는나입니다

 

나는여기저기에서아무렇게나뒹구는이름없는조약돌도아니고뭇사람들이쳐다보는하늘가에서도고한빛을뿌리는그어느성좌의이름있는별도아닙니다

 

나는나입니다

 

내가어찌그저한송이꽃이나한그루나무나또돌이나별이겠습니까나는그것들과그리고그보다더많은것들이어우러진통일체이며세계이며우주입니다

 

나는나입니다

 

자꾸만그저꽃이나나무나돌이나별이되라고하지마십시오그것들은나의머리카락한오리나귀나코나눈밖에또무엇이겠습니까

 

나는나입니다

 

그리고당신도당신이기를바랍니다.

1985. 7. 1. 






해설 / 인간의 자아실현을 호소

 

석화는1958년 길림성 룡정시에서 출생했다. 1980년대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는데1986년 시 나는 나입니다로 시간의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이 시는 당시의 시관념 갱신에 크게 이바지한 작품으로 창조주체의 각성과 인간의 자아실현을 호소하고 있다.

 

시에서 시적화자는 나는 나다. 돌이 아니다라고 외치며 많은 것들이 합쳐진 통일체이며 하나의 세계이며 우주라고 하면서 자꾸만 꽃이나 별이 되라고 강요하지 말하고 하는가 하면 마지막에 나는 나입니다. 당신도 당신이시를 바랍니다.’라고 외친다.

 

이 시에 관통된 것은 바로 인간이 기본이라는 사상, 인간은 세계의 총화라는 사상, 인간은 대우주와 그 복잡성과 오묘를 비길 수 있는 소우주라는 사상, 인간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는 사상, 인간은 개성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사상이다. 이런 사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근대철학에서 진작 해결된 것이지만 시인들이 그것을 깨달음은 쉽지 않았던 것이다.(중국조선족문학사, 민족출판사, 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