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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아리랑, ‘크신 님’, ‘고운 님’, 사무치게 그리운 님‘의 뜻

[국악 속풀이 321]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아리랑이 불리기 시작한 시기는 분명치 않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1800년대 중반, 경복궁을 중건할 때, 각 지역에서 차출된 인부들이나 또는 사당패를 불러 연희할 경우에 각 지역의 아리랑이 불려 졌고, 그 후 인부들에 의해 파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이야기 하였다.

 

그 뒤 1896년는 외국인 선교사 헐버트(hulbert)가 당시의 아리랑을 5선보로 채보하였는데, 이 곡은 현재의 <구 아리랑>이란 점, 1926년 나운규의 <아리랑>이라는 영화에서는 주제곡으로 <아리랑>을 편곡하였는데, 영화와 함께 아리랑 노래가 민족 감정을 폭발시키게 되어 민족의 노래로 확고히 자리를 잡게 되었다는 점, 이 아리랑은 기존의 <구아리랑>에 견주어 박자나 가락, 시김새의 형태를 간결하게 변화시킨 <신아리랑>이란 점을 얘기했다.

 

현재는 이 아리랑을 다른 지방의 아리랑과 구별하기 위하여 서울 경기지방의 <본조(本調)아리랑>, 또는 단순하게 <아리랑>이란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는 점, 본조아리랑의 음조직은 Sol-La-Do-Re-Mi5음으로 순차 상행이나 하행하는 선율형태이며 시작하는 Sol과 끝나는 Do, 그리고 Mi 등이 골격음이라는 점, 아리랑의 형식은 20자 구성의 후렴구와 본절로 구성되며, 장단은 <--, -, 쿵덕->으로 짜여진 세마치 장단의 3분박 형식이란 점 등을 서술했다.


 

이번 주에는 아리랑이란 말은 무슨 뜻이고 어떤 의미를 내포한 말인가? 하는 점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아리랑이란 말의 어원에도 역시 다양한 해석이나 주장이 있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몇 가지를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앞에서 아리랑의 형식이나 음계, 선율형, 장단형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언급한 바 있다. 후렴구에 <아리랑>이나 <아라리>와 같은 가사가 반복된다는 점과, 3분박의 리듬구조를 강조하였다.

 

아리랑은 여러 종류가 있고, 각 지역의 아리랑은 각각의 지역적 특징을 살린 토리로 되어 있어 그 음악적 분위기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서울 경기지방을 중심으로 확산되어 온 <본조아리랑>의 음조직은 Sol-La-Do-Re-Mi 5음으로 구성된 평조(平調)음계이다. 평조란 화평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나타내는 악조로 슬픔을 나타내는 계면조와 대칭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나 이것은 이론상에서의 설명이고 아리랑에 있어서는 특별히 그 음악적 분위기를 가릴 필요가 없다는 점이 또한 특징이 라 하겠다.

 

다시 말해, 아리랑이란 노래는 국악에서 말하는 평조나 우조, 계면조 등의 악조(樂調)등이 지니고 있는 감정이나, 음악적 분위기를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서양음악에서도 장조(長調)음계로 작곡된 곡조와 단조(短調)음계로 작곡된 악곡은 그 음악적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가령 예를 들어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와 같은 노래를 장조음계에 얹어 부를 때는 밝고 명랑한 반면, 단조 음계로 부를 때에는 구슬프거나 쓸쓸해서 그 분위기가 전혀 달라진다.

 

그래서 기쁨을 노래하거나 밝은 분위기를 노래할 때에는 장조음계를 활용하고, 반대로 슬픔을 노래할 때는 단조음계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리랑의 음악적 분위기에 있어서는 특별히 음계를 가릴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아리랑은 슬픈 감정으로 느리게 부르면 구슬픈 노래가 되고, 반대로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빠르고 경쾌하게 부르면 기쁜 노래가 되기 때문이다.

 

아리랑 영화에서처럼 주인공이 일본 경찰에 잡혀가는 장면에서는 슬픈 노래가 되지만, 월드컵의 응원가나 군대 행진음악으로 빠르고 경쾌하게 부르면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즐겨 부르는 우리의 전통민요, 아리랑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용어일까? 여기에는 충분히 공감이 되는 몇 가지 주장이 있다. 그 의미들을 소개해 보도록 한다.


아리랑에서 <아리>의 첫째 의미는 크다()는 뜻으로 새긴다. 크다는 의미로만 보면 이라는 말과 통하는데, 한은 크다는 의미와 연계해서 밝음이라든가, , 또는 은하수를 가리키는 말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아리><크다>라는 의미와 함께 <하나()>를 뜻하는 말로도 알려져 있다. 그리고 랑()''으로 해석해서 아리랑은 바로 <크신 님>, <하늘 님> <하느님>이라는 주장이 있다.

 

아리랑의 두 번째 의미는 <고운 님>을 뜻한다고 푸는 주장이다. <아리>가 고대 한국에서 <곱다>, <아름답다>의 뜻으로 쓰인 흔적은 현대 한국어에서 <아리><다운>의 합성어인 <아리따운>에서 찾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몽골말로도 <아리>는 깨끗하다, 성스럽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이 있는 주장으로 보인다.

 

아리랑의 세 번째 의미로는 <사무치게 그리운 님> 이라는 주장이 있다. 우리말에서 마음이 <아리다>라는 표현은 상사병에 걸렸을 때나, 혹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때의 표현임으로 아리랑은 사무치게 그리운 님 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쓰리랑은 마음이 <쓰리다>는 뜻으로 마음이 쓰리도록 그리운 님이라는 해석을 한다.

 

아리랑의 네 번째 뜻은 나 아(), 이치라는 뜻의 리(), 즐거울 랑()으로 해석하여 <나를 찾는 즐거움의 노래>, <나를 깨닫는 즐거움>이란 뜻으로 풀기도 한다.


아리랑의 다섯째 의미는 크다는 의미와 연계하여 큰 강을 뜻하기도 했는데, 한 예로 고구려 때에는 한강수를 아리수라 부르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밖에도 아리랑을 하느님의 핵랑군’, ‘하느님의 마을에 있는 군대를 알라는 의미 등 등, 다양한 의미부여나 해석이 있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는 생략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