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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편지

육례를 못 올린 개구멍서방 이도령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599]

[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말에는 개구멍이란 것이 있었습니다. “개구멍은 담이나 울타리 또는 대문 밑에 개가 드나들도록 터진 작은 구멍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개구멍과 덧붙여진 말로 개구멍바지, 개구멍받이, 개구멍서방따위의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개구멍바지는 오줌이나 똥을 누기에 편하도록 밑을 터서 만든 5~6살 어린 아이들이 입던 한복바지를 이릅니다. 그런가 하면 개구멍받이남이 개구멍으로 밀어 넣은 것을 받아 기른 아이를 이르지요. 예전에는 아이를 낳고도 가난 때문에 키울 수가 없어서 형편이 조금 나은 집 개구멍에 갓난아이를 밀어 넣는 일이 종종 있었던 모양입니다.


개구멍서방이란 떳떳한 예식을 치르지 않고 남몰래 드나들면서 여자를 만나는 짓, 또는 그런 서방을 뜻합니다. 열녀춘향수절가춘향전에는 ““내 마음대로 할진대는 육례를 행할 터이나, 그러덜 못하고 개구녁서방으로 들고 보니 이 아니 원통하랴? 이얘 춘향아, 그러나 우리 둘이 이 술을 대례 술로 알고 묵자.”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여기서 개구녁서방이 바로 개구멍서방을 말하는 사투리입니다. 이 도령이 춘향 어머니에게서 혼인 승낙을 받은 뒤 마음 같아서는 정식 혼례 절차를 갖추고 싶으나 그렇지 못하고 합방을 하니 안타깝다는 말이지요.


   

우리말에는 개구멍서방과 비슷한 구메혼인이란 말도 있습니다. “구메구멍의 옛말로 이는 혼인예식 곧 육례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널리 알리지도 않고 하는 혼인이란 말입니다. 하지만 이는 육례를 올리지 못했을 뿐 개구멍서방과 같은 좋지 않은 뜻은 없습니다.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林巨正)에는 또 대사를 지내는 주삼의 집이 외딴집일 뿐 아니라, 가근방에 사는 주삼의 결찌가 많지 못하던 까닭에 대사의 구경꾼도 몇 사람이 못 되었다. 말하자면 구메혼인이나 별로 다름이 없었던 것이다.”라는 예문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