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은 여성이면서도 성리학적 지식이 해박했다는 점과 아들 이이, 이우, 딸 이매창을 대학자와 화가, 작가로 길러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높은 점수를 주는 것 같습니다. 봉건 시대의 제약을 받았으면서도 여성으로 자기 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은 사임당은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자녀들에게도 대를 잇게 해 딸 매창(부안 기생 이매창과 이름이 같음)과 아들 옥산도 뛰어난 솜씨로 작품을 남겼습니다.
매창이 그린 매화도는 가로 26.5㎝, 세로 30㎝의 종이에 그린 묵화로, 굵은 가지와 잔가지가 한데 어우러져 은은한 달빛아래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는 매화를 실제로 보는 듯 하며, 깔끔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입니다. 한편, 옥산의 국화도는 가로 25㎝, 세로 35㎝ 크기의 종이에 그린 묵화로, 국화 한줄기가 화면에 솟아오른 단순한 구도이면서도 활짝 핀 국화를 보는 듯 담백한 여운을 풍긴다는 평을 받지요. 매창과 옥산 남매의 이 그림은 후손인 이장희 가에 소장되어 오던 것을 1965년 오죽헌 기념관에 넘겨 누구나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