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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얼러방치다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얼러방치다 /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 얼러방치다

[뜻] 두 가지 또는 그보다 많은 일을 한목에 하다.
[보기월] 제가 볼 때는 그렇게 얼러방치면 머리에 잘 안 들어갈 것 같은데 아이들은 잘 된다고 합니다.

  집을 나서지도 않았는데 땀이 흘러내릴 만큼 아침부터 땀과 씨름을 하는 요즘입니다. 해도 쨍쨍 나지 않고 바람도 조금씩 불지만 끈끈한 숨씨(공기)가 팔이며 얼굴에 달라 붙는 느낌입니다. 사람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 없는데 꼼짝하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흘러서 힘이 듭니다.

  옛날에 아버지, 어머니께서 하시던 말씀을 제가 아이들한테 하고 있다는 걸 보면 저도 나이를 먹었나 싶기도 합니다. 애들이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는다고 앉아 있는 걸 보면 저도 모르게 잔소리를 합니다. 제가 볼 때는 그렇게 얼러방치면 머리에 잘 안 들어갈 것 같은데 아이들은 잘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두 가지 또는 그보다 많은 일을 한목에 하는 것을 '멀티태스킹'이라고 하더군요. '겸업'과 '겸직'은 '투잡'이라는 새로운 말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런 말에 익은 사람들은 '얼러방치다'는 말이 있다는 것을 알아도 낯설고 어렵다며 왼고개를 틀고 맙니다. 

  아이를 키워 보신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아이가 젖을 뗄무렵 먹어 본 것이나 잘 먹은 것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잘 먹지만 그렇지 못한 것들은 잘 못 먹는 것을 말입니다. 아이들이 우리말을 배울 무렵부터 우리 토박이말을 자주 넉넉하게 듣고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쪽으로 힘과 슬기를 모아야겠습니다. 이미 버릇이 든 사람에게 나쁜 버릇을 들였다고 나무라거나 고치라고 하는 것보다는 좋은 버릇을 들일 수 있도록 돕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옛말을 되새기며 우리 아이들은 '얼러방치다'는 말을  먼저 배우고 겸업, 겸직, 멀티태스킹을 배우도록 해 주면 좋겠습니다. 

4350해 더위달 열여드레 두날(2017년 7월 18일 화요일)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