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전수희 기자]
오는 바람에 구름따라 오고
바람 가면 구름도 따라가지
구름은 바람따라 오간다지만
바람 자면 구름은 어디에 있죠.
발걸음 동서 남북의 길
지팡이 일만 이천봉 봉우리
밝은 천지 집 없는 나그네
태백산 속의 머리 기른 중.
이는 월저대사(月渚大師,1638~1709)의 노래로 대사는 12살에 출가하여 금강산에서 풍담화상 밑에서 20년간 수행하였다. 그 뒤 묘향산에서 법당을 세우고 대중교화에 힘썼다. 이 노래가 실린 『월저집』은 묘향산 내원암에서 간행되었다.
회주에서 풀을 뜯는 소
익주의 말이 배가 터진다
천하에 이름난 의사들
돼지 어깨에 뜸을 뜨네
깊은 산 숨은 범
큰 바다에 잠긴 용
풍운 변화 얻으면
푸른 하늘 솟아오르지
위 노래에서 회주니 익주니하는 공간이나, 말이니 돼지니 하는 동물도 의미없는 개념일뿐 월저대사의 관념은 ‘구애됨이 없는 자유로움’이다.
묘향산 밑 오두막집
누가 너를 알아주었나
몸은 구름에 싸여 숨고
꿈에 들자 달도 뜨네
발길은 원숭이가 친구
선정에 든 나 학이 깨우네
분향과 예배로
아침저녁 딴 일은 없어.
이는 묘향산에서 지은 시다. 월저대사는 팔도선교도총섭에 임명되지만 사양하고 오로지 불도를 닦는 일에 매진하다 세수 71살, 법랍 59살로 빈불암에서 입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