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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ㆍ내일은 중복과 대서, 수박으로 더위 사냥할까?

[한국문화 재발견]

[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쇠를 녹일 무더위에 땀이 마르지 않으니

    가슴 헤치고 맨머리로 소나무 난간에 앉았노라

    옥경의 신선 벗이 나를 지성스레 생각해 주어

    맑은 바람 한 줄기를 나누어 보내주었구려

                    - 옥담 유고집 부채선물에 화답가운데-

 

무더위가 쇠를 녹인다는 말은 한여름 더위를 잘 표현한 말이다. 선비가 체신을 잊고 가슴을 헤치고 맨머리로 소나무 난간에 앉을 정도로 무더위 속의 요즈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은 중복(中伏)이요 내일은 24절기의 열두 번째 대서(大暑)인 까닭이다. 이렇게 중복과 더위가 하루 사이로 드는 것은 드문 일로 1929년과 2011년에도 있었을 뿐이다.

 

각도 관찰사에게 전지하기를, "금년은 가뭄으로 인하여 더위가 매우 심한데, 이제 유() 이하의 죄수는 모두 다 사면하여 놓아주었으나, 석방되지 아니한 죄수는 옥()에서 더위로 인하여 혹시 죽게 될까 두려워, 내 마음에 몹시 근심된다. 경은 나의 지극한 마음을 몸받아 곡진(曲盡)하게 조처하여, 각 고을 수령들로 하여금 옥에 있는 죄수들을 무휼(撫恤, 어루만져 구호함)하여 병이 나지 않게 하라."하였다.

 

이는 세종실록세종 25(1443) 712일 내용이다. 그때는 성군이라며 옥중 죄수들이 더위로 죽을 것을 염려해야 했던 세상이다.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도 없고, 궁궐이 아니면 얼음도 제대로 먹을 수 없었던 때이니 지금보다 훨씬 더위 걱정이 컸을 뿐이다.


 



오늘 뉴스에 온통 불볕더위 가마솥더위, 폭염, 찜통더위 같은 말들이 난무하고, 열대야로 잠 못 드는 사람이 많았다는 소식이 많다. 예전부터 이때만 되면 우리는 더위사냥얘기가 나온다. 특히 선풍기는 물론 에어컨도 없었던 시절에는 차라리 이열치열(以熱治熱)”더위사냥"을 했다.

 

이열치열에는 음식으로 하는 이열치열과 일을 함으로써 다스리는 이열치열이 있다. 먼저 음식으로 하는 이열치열은 뜨거운 삼계탕, 보신탕, 추어탕, 용봉탕(용 대신 잉어나 자라를 쓰고 봉황 대신 묶은 닭을 써서 만든 탕) 따위로 몸을 데워주어 여름 타는 증세를 예방해 준다고 한다. 일로 하는 이열치열은 양반도 팔을 걷어붙이고 김매기를 도와야만 했다. 그밖에 옷을 훌훌 벗어버릴 수 없었던 선비들은 냇가에 앉아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으로 위안을 삼았고, 백사장에서 모래찜질도 했다.

 

그러나 여기 철학적인 더위사냥도 있다. 9세기 동산양개 선사는 제자가 더위를 피할 방법을 묻자 너 자신이 더위가 되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가르침이 것이다. 덥다고 더워다워!”만 외치고 있으면 오히려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더위만 느낄 뿐이다. 그저 내가 더위가 되었다는 생각으로 여름날을 보내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



 

몇 년 전 한 기업체는 수박으로 전 직원이 복달임을 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수박으로 가까운 이들과 함께 또는 어려운 아웃과 함께 복달임을 하는 것도 어쩌면 훌륭한 더위사냥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