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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의 1급 성악가 박춘희 교수

[국악속풀이 329]

[신한국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부터는 한국의 <전통음악학회>와 중국의 <연변예술대학>이 공동으로 개최한 <19회 전통음악 학술 및 실연교류회>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행사가 시작된 계기는 1991년로 당시 국립국악원에 와서 유학생활을 하던 연변대 전화자 교수를 통하여 연변의 여러 정황을 알게 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이야기, 같은 민요라도 남한에서는 자연스럽게 육성이나 진성으로 발성하지만, 연변지방에서는 가성이 섞인 북한식 창법을 쓰고 있기 때문에 매우 높고 빠르게 불렀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가야금 산조의 김진 교수 이야기를 소개하며 현재 중국의 비물질 문화재 <가야금예술>의 보유자로 있는 김성삼 교수나 한국에서 25현 가야금음악의 연주와 작 편곡으로 유명한 김계옥 교수 등이 그의 제자라는 이야기, 전교수의 정황설명을 듣고 그 해 여름에 처음으로 당시 길림예술학원(吉林藝術學院) 연변분원(延邊分院)을 방문했다는 이야기, 이로부터 교류행사의 물꼬가 트였으며 향후, 어떠한 장벽이 우리를 가로막는다 해도 이 교류행사를 계속하기로 굳게 약속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도 실연교류회의 이야기와 함께 연변대의 유명한 성악교수 박춘희 의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한다.


 

연변예술대학과 매해 정례적인 교류행사를 하기로 굳게 약속을 하고 귀국했으나 아쉽게도 그 약속은 곧바로 지켜지지 못했다. 참으로 쉬운 것은 말로 하는 것이오, 어려운 것은 실천에 옮기는 것임을 실감하게 되었다.

 

이번 2017년도 제19회 교류회건만 해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우선, 한국과 중국간의 정치적 문제, 즉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과의 껄끄러운 입장이 되고 보니 초청장을 내고 비자를 받는 일들이 예년처럼 쉽게 넘어가지 않는 것이었다. 이런 문제로 인해 올해에도 교류회 자체가 망설여지는 것이었다.

 

우리의 순수한 열정과 정치적인 문제 사이에서 우리의 고민은 깊어만 가는데, 몇몇 열성회원들은 그래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과 '아니다. 참고 내년에 가야 한다.’로 나누어져 나에게 결심을 종용해 오고 있었다.

 

나는 쉽게 결정을 못하고 오랜 시간 장고 끝에, 중단은 없다. 그러나 방문단의 규모를 최소화해서 진행할 예정임을 공표했다. 이렇게 해서 오랫동안 나와 함께 이 행사에 참여했던 조혜영, 유병진은 학술발표로, 그리고 가곡의 박문규, 서도창의 박준영, 송서와 경기소리의 이기옥, 남도소리에 김병혜 등은 실연으로 극히 소수의 명인 명창들이 참가하게 된 것이다.

 

다음은 제19회 교류회를 환영하는 리훈 연변예술대학 학장의 환영사 일부이다.

 

이 자리를 빌어 이번에도 저희 연변대학예술학원을 찾아주신 한국 전통음악학회 회장 서한범 교수님을 위시한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환영과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한국전통음악학회와 저희 연변대학예술학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교류회가 금년으로 제19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서 교수님께서는 저의 학원의 교수와 학생들을 한국 단국대학교에 추천하여 석사, 박사학위를 수여받게 하였습니다.

 

그 아름다운 꽃들은 이미 결실을 맺어 중국 조선족사회에서 빛을 뿌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야말로 국악에 대한 깊은 사명감과 뜨거운 동포애 및 헌신적 정신과 형제의 의리가 없다면 결코 상상하기조차 힘든 미행이라고 생각 됩니다.

 

현재 연변대학 예술학원의 국악인들은 국악에 대한 대중의 고민과 방황을 철학적 사고와 예술적 깊이에서 그 출로를 찾고 있으며 예술적 감흥을 통한 시도로 일반인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게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연구의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모임의 의미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하 줄임)



2017, 19회 교류회의 중국 측 학술발표에는 김성이 교수의 <조선족 가요의 시대별 고찰>과 리홍관 교수의 <서도좌창 공명가 연구> 발표가 있었는데, 특히 김성이 교수의 논문은 조선족 가요의 변천과정을 시대별로 명료하게 구분해 주고, 당시 유행하던 노래의 실체를 악보와 함께 들려주어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어진 실연교류에서 김은희의 해금독주 <도라지>는 개량해금의 활법이나 음색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 연주였다. 이어서 리은희 교수의 저대독주 <바다의 노래>는 아주 익숙한 가락을 다양한 리듬의 변화를 주어 저대의 음색을 최대한 살려준 연주였고, 리홍관 교수의 남성독창 <우리집 곱돌장><산천가>는 미성의 음색으로 창작곡의 신선감을 최대한 살려준 무대였다. 그리고 최미선교수의 가야금독주 <옹헤야>는 익히 듣던 가락을 다양한 변주방법으로 새롭게 편곡하여 남도 특유의 흥을 다현금(多絃琴)으로 최대한 살려준 연주였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등장한 박춘희 교수는 여성독창으로 <하늘 길, 바다길 모두 열렸네> 1곡을 준비해 주었는데, “한국에서 오신 교수님, 명창님들을 뵙게 되어 반갑다.”는 인사와 함께 1년 전부터 이 무대를 기다려 왔다고 하며, 열창을 해 주어 우리 모두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의 노래 속에는 강약의 조화와 농담(濃淡), 부드럽고 따뜻한 여성적 아름다움이 배어나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저 높은 곳으로 차고 오르는 강렬하고도 폭발적인 역동성이 일품이었으며 그 위에 감정을 살리는 표정이나 발림 등 무대매너가 우뚝해서 연변의 1급 성악가임을 단번에 확인시켜 주는 무대였다. 모든 청중들은 여러 차례 재청 세례와 함께 기립박수를 보내 주었다.

 

무엇보다도 반가운 손님들이 오시는 오늘의 이 무대를 오래전부터 기다려왔고, 나이는 먹었으나 교류 무대를 자청해서 서 왔다는 그의 말 한마디가 우리들을 감동케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연륜이 깊어가는 중견교수의 진솔한 정감에 한국 측 참가자들은 너무도 흐뭇해했던 것이다.

 

그는 무대에서 뿐만 아니라, 공연이 끝나고 뒤풀이 장소에서도 한국 측 참가자들을 위해 바다의 노래(뱃노래)외에 여러 곡들을 불러주었다. 같은 대학의 젊은 교수들이 저 분이 여간해서 노래 안하는데, 참으로 이상합니다. 여러분들만 오시면 자진해서 앞에 서는 겁니다.”하는 것이다.

 

연변의 1급 성악가가 우리에게 보내주는 마음의 선물을 우리가 진정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그도 잘 알고 있으리라 믿고 있다. (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