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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국치일, 하지만 이날 한일강제협약은 무효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63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1910년 오늘(829)은 조선 왕조를 세운 지 519, 대한 제국을 선포한 지 14년 만에 나라가 망하고 일본의 식민지가 된 국치일(國恥日)입니다. 데라우치 통감과 총리대신 이완용은 이미 822합방 조약을 맺었지만 우리 겨레의 저항을 두려워하여 발표를 뒤로 미루고 조약 체결을 숨긴 채 원로대신들을 연금한 다음 829일에 순종으로 하여금 나라를 일본에게 넘긴다는 조칙을 내리게 강제했습니다. 공포된 합방 조약에는 모든 통치권을 일왕에게 넘긴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지요.

 

그러나 이 강제협약은 무효임을 증명하는 문서가 2010년 공개됐습니다. 서울대 이태진 명예교수가 일본 도쿄 국립공문서관에서 입수해 공개한 일본 측 한일병합 조서사진 자료에 따르면 1910829일 일본 메이지(明治) 일왕은 한일병합을 공포한 조서에 국새 천황어새(天皇御璽)’를 찍고, 일왕의 본명인 목인’(睦仁)이라는 서명이 있습니다. 반면 같은 날 대한제국 순종황제가 반포한 조서(칙유) 원본에는 국새 대신 행정적 결재에만 찍는 칙명지보(勅命之寶)’라는 어새가 날인돼 있지요. 또 순종황제의 본명인 이척(李拓)의 서명이 없어서 이는 국제법상 무효임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합니다.


 

우리 겨레는 일제의 이런 흉계에 따른 한일강제합병에 굴하지 않고 9년 뒤 상해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세우고 목숨을 건 치열한 항일운동을 펼쳤지요. 그 가운데 19091026일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처단하고, 또한 1932429일 상해에서 윤봉길 의사가 폭탄을 던져 왜군 상해 파견군사령관 시라카와, 상해의 일본거류민단장 가와바다(河端貞次) 등을 처단함으로써 일제의 조선 침략을 전세계에 알리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