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수수꾸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수수꾸다
[뜻] 싱거운(실없는) 말로 부끄럽게 만들다
[보기월] 누군가 싱거운 말로 다른 사람을 부끄럽게 만드는 것을 '수수꾸다'라고 한답니다.
어제 새벽 세게 내리는 빗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아이들과 동무사랑 널알리기(캠페인)를 하기로 한 날이라서 여느 날보다 일찍 가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잠이 들었었거든요. 비가 오지만 하기로 한 것이고 비가 내리니 좀 차분하게 널알리기를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배곳에 가서 널알리기에 쓸 것들을 챙겨 놓고 있으니 바로 한 아이가 왔습니다. 오라고 한 때보다 일찍 왔지요. 이어서 두세 아이들이 왔고 어깨띠와 알림말을 들려 보내고 다른 아이들을 기다렸습니다. 조금 늦긴 했지만 많은 아이들이 와서 아쉽게나마 널알리기(캠페인)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때리지 마라, 다투지 마라, 괴롭히지 마라, 싸우지 마라와 같이 말하기보다 사이좋게 지내자, 서로 먼저 생각해 주자, 너나들이로 어우렁더우렁 지내자고 말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서 그런 말을 따라 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과 서 있다가 지난해 같은 뜸(반)에서 지냈던 아이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그런데 저를 보자마자 왜 그렇게 늙었냐는 말로 수수꾸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흰머리도 늘어 보이고 비까지 맞아 후줄근해서 더 그렇게 보였나 봅니다.^^
누군가 싱거운 말로 다른 사람을 부끄럽게 만드는 것을 '수수꾸다'라고 합니다. 다들 그런 기분을 느껴 보셨을 을 테지만 거의다 아마 '창피하다'는 말을 썼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수수꾸다'는 말을 떠올려 쓰는 분이 많기를 바랍니다.
어제는 비도 오고 더운 줄 모르고 지냈는데 오늘 낮에는 좀 더울 거라고 합니다. 이렇게 날씨가 오락가락할 때 고뿔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구름 하나 없이 맑은 하늘빛 하늘이 예쁜 아침입니다.
4350해 온가을달 열이틀 두날(2017년 9월 12일 화요일)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