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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초장, 초장화, 장화초 아이고 이거 무엇이냐

[국악속풀이 340]

[신한국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젊은 국악인들이 조직한 <민속악회 정()> 이란 그룹의 창단연주회를 소개하였다. 현대감각이란 명분아래 전통음악의 뿌리가 점점 허약해져 가고 있는 공연계를 바라보며 의기투합하여 악단을 조직하였고, 삼성동 소재, 한국문화의 집(Kous)에서 창단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 ‘악자위동(樂者爲同)’이란 음악이야말로 모든 사람을 하나같이 같게 만든다는 의미로 이는 신분이 다른 사회 구성원을 음악을 통해서 상호 조화의 길로, 화합의 길로 안내하는 역할을 음악이 해야 한다는 점을 말했다.

 

이 원리를 이해한다면 남과 북이 총부리를 겨눌 것이 아니라, 손을 잡고 함께 나와 아리랑을 부르는 것이 화합의 길로 더 빨리 달려가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가 구분해 놓은 인간과 인간의 간격을 좁혀주는 역할을 바로 음악이 해야 하기 때문에 음악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전하면서 젊은 국악인들이에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김수연의 판소리보존회 발표시, 특별출연을 해서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던 왕기석 일행의 토막창극 <화초장대목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왕기석은 현재 전북문화재 2호 판소리 수궁가의 예능보유자이며 <정읍시립정읍사국악단> 단장을 맡고 있는 명창이지만, 우리에게는 국립창극단 주연배우로 각인되어 있을 정도로 많은 창극에 출연했던 소리꾼이다.

 

놀부 역에는 왕기석, 흥보 역에는 정읍시립국악단의 조용균, 흥보처 역에는 역시 정읍시립국악단의 김지영 등이 열연하였다. 그리고 여기에 효과음악으로 서영호의 아쟁연주와 오경수의 대금, 조용복의 북 반주가 함께 하면서 흥보가 중 화초장타령을 너무도 실감 있게 열연해 주어 한바탕 웃음바다를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흥보가 부자 되었다는 말을 듣고 흥보집으로 건너온 놀보가 본색을 그러내며 내가 소문을 들으니 네 놈이 요새 밤이슬을 맞는다고 하더라.”, “자식들을 앞세워 도적질을 해 갖고 부자가 되었다고 관가에서 잡으러 다니니 세간 문서와 곡간 쇳대를 나에게 맡기고 도망갔다가 10년 후에 오라.”고 속이 보이는 소리를 하는 것이다.

 

흥보가 펄쩍뛰며 부자가 된 내력을 소상하게 설명한다. 제비가 처마 끝에 집을 지었는데, 구렁이가 새끼를 다 잡아 먹고, 한 마리 남은 것이 뚝 떨어져 다리가 부러진 것을 실로 동여 주었더니 익년 삼월에 박씨 하나를 물고 왔다는 이야기, 그래서 뒤뜰에 심었더니 박통이 열렸고, 그 박통 속에서 쌀과 돈, 은금 보화가 나와 부자가 되었다는 내력을 설명해 준다. 놀보가 듣고는 부자 되기 천하에 쉽다고 대꾸하면서 제비 한 마리를 치료해 주어 부자가 되었는데 10마리를 분질러 보내면 거부장자가 될 것이라며 좋아한다.

 

그러면서 당장 제비를 잡으러 가야겠다고 일어서는 순간, 윗목에 놓인 붉은 장을 보게 되고, 그 안에 은금보화가 가득하다 하니 놀보의 욕심이 본격적으로 발동하기 시작한다. 흥보가 그렇지 않아도 형님 오시거든 드리려고 미리 다 준비해 놨다.”고 하면서 하인 시켜 보내드린다.”고 해도 이를 믿지 못하고 당장 본인이 지고 가겠다고 일어선다. 놀보가 자기집으로 향하며 좋아서 신명나게 부르는 노래가 바로 중중모리 장단에 얹어 부르는 그 유명한 화초장 대목이다. 박녹주- 박송희-정순임으로 이어지는 사설은 다음과 같다.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얻었네, 얻었네,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도랑을 건너뛰다 아차 내가 잊었다 초장, 초장? 아니다. 방장, 천장, 아니다. 고추장, 된장? 아니다. 송장, 구들장? 아니다이놈이 거꾸로 붙이면서도 모르것다. “장화초? 초장화? 아이고 이거 무엇이냐? 갑갑허여서 내가 못살것다. 아이고 이것이 무엇이냐?” 저의 집으로 들어가며. <중략>

사설이 매우 재미있게 꾸며져 있어 웃음을 연발하게 되는 부분이다. ‘자가 붙은 말은 생각나는 대로 주워 넘겨서 웃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대목이다. 같은 대목이라도 박봉술의 소리는 또 다른 사설로 짜여 있어서 흥미롭다. 이 부분을 옮겨 보도록 한다.



 <흥보집을 찾은 놀보가 윗목에 화초장을 보더니 이놈아 얼릉 썩 내놔, 우악은 즉발이요, 매사는 불여튼튼이라니, 내가 자등짐헐란구마, 내놔라.” 놀보가 화초장 이놈을 앗아 짊어지고 건너가는 듸, 본래에 잊음이 좀 헐다던가 보더라, 화초장 이름을 주워생기며 건너가는 듸 흥보야 이거 이름이 뭣이여?” “화초장이올시다” “화초장, 날도 춥고 헌께 어서 들어가거라. 또 종종 올 터이니 울목에다가 항시 요런 것 좀 몇 개 놔 두어라이” “형님, 안녕히 건너가십시오

 

화초장을 짊어지고 가면서 흥겹게 부르는 노래가 화초장 타령이다.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얻었구나. 얻었구나. 화초장 한 벌을 얻었다. 화초장 한 벌을 얻었으니 어찌 아니가 좋을 소냐.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또랑 하나를 건너뛰다 아뿔싸 잊었다. 이거 무엇이라고 허등만요? , 이거 뭐여? 뒤붙이면서도 몰라. 초장화? 아니다. 장화초? 아니다. 장초화? 아니다. 어따, 이것이 무엇인고? 간장, 고초장, 꾸들장, 방장, 송장? 아니다. 어따 이것이 무엇이냐? 천장, 방장, 꾸들장, 아니다. 이것이 뭣이여?” 저의 집으로 들어오며 <중략>


웃음이 절로 나오는 대목이다. 참고로 박봉술은 그의 형 박봉래에게 배웠고, 박봉래는 송만갑의 으뜸제자로 알려진 명창이다. 확인한 바와 같이 대부분은 유사하게 진행되나 부분, 부분은 서로 다르게 불리고 있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동편제 소리가 송흥록-송광록-송우룡-송만갑으로 이어오고, 송만갑의 제자로는 박봉래와 김정문이 대표적인데, 박봉래의 소리는 그의 아우 박봉술에게 이어졌으나, 그 이후에는 확산되지 못한 형편이다.

 

형에서 동생, 곧 남성에서 남성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사설의 큰 변화가 없는 듯 보인다. 그러나 송만갑의 또 다른 제자 김정문의 소리는 다시 박녹주와 강도근이 이어 받았는데, 특히, 여류 명창 박녹주의 소리에서는 아니리가 많이 다듬어져 있는 느낌이다. 이 소리를 이어받은 김소희, 박귀희, 한애순, 박초선, 성우향, 조상현 명창 등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보다 널리 확산되어 현재는 박녹주 제 흥보가가 잘 알려져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