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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편지

유배지에서 남기고 나누는 미덕을 강조한 김정희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684]

[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留不盡之巧, 以還造化 다 쓰지 않은 기교를 남겨서 조물주에게 돌려주고,

留不盡之祿, 以還朝廷 다 쓰지 않은 녹을 남겨서 나라에 돌려주고,

留不盡之財, 以還百姓 다 쓰지 않은 재물을 남겨서 백성에게 돌려주고,

留不盡之福, 以還子孫 다 쓰지 않은 복을 남겨서 자손에게 돌려주라.


 

위는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시절 제자 남병길(南秉吉)에게 유재(留齋)란 호를 지어주고 써준 현판에 있는 글입니다. 남병길은 수학자, 천문학자로 이조참판을 지냈습니다. 김정희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유고를 모아 완당척독담연재시고를 펴냈는데 이는 완당선생전집의 기초가 되었지요. “유재(留齋)”남김을 두는 집는 집이란 뜻으로 현판에는 예서로 쓴 유재와 행서인 풀이글, 그리고 끝에는 "완당 김정희가 쓰다(阮堂題)"라고 적혀 있습니다.

 

추사의 제자인 소치 허련(許鍊)의 문집 소치실록부기에는 완당이 제주에 있을 때에 써서 현판으로 새겼는데 바다를 건너다 떨어뜨려 떠내려 간 것을 일본에서 찾아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어 많은 궁금증을 더합니다. 유재 현판은 추사의 인생과 예술의 진수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요. 유배지에서 아무 것도 없던 그가 남기는 여유와 나누는 미덕을 강조한 것은 욕망과 물질에 눈이 어두운 현대인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