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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니타령, 서해안 어촌 아낙네들의 노래

[국악속풀이 343] 

[신한국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인천 근해의 뱃노래 중에서 어선 뱃노래와 시선뱃노래에 포함되어 있는 <닻감는 소리>, <노젓는 소리>, <바디소리>, <배치기>, <쟁기소리>, <간닦는 소리> 등을 소개하였다. 닻감는 소리란 출항을 위해 닻을 감아 올릴 때 부르는 소리로 작업요의 빠른 손놀림을 위한 특징답게 2~3개의 주요음이 주 구성음이고, 2박 계통의 간결한 리듬과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점, 노젓는 소리는 2, 또는 4인이 나누어서 메기고 받는데, 메기는 소리에는 다양한 노랫말이 나오며 상호 격려의 내용이나 신세 한탄조가 많다는 점을 얘기했다.

 

바디소리란 그물에 든 고기를 배위로 퍼 올릴 때, 부르는 소리로 빠른 동작에 맞추어 빠르게 부른다는 점, 배치기는 배위에서의 선상 배치기와, 선주(船主)네 집 마당에서 펼치는 마당놀이 형태의 배치기가 있다는 점, 후자의 경우에는 북이며 장고, , 꽹과리, 태평소 등 신명을 울리는 모든 타악기들이 노래와 춤과 함께 벌어지게 되고 메기고 받는 형태라는 점, 시선뱃노래의 노젓는 소리는 음악적 요소가 풍부하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서해안 여인들이 부르는 갯가노래에 관하여 이야기 한다.

 

인천 근해의 어민들 가운데 아낙네들이 갯가에서 굴을 따거나 조개를 캐며 부르는 노래에는 <군음>과 물장고에 장단을 맞추어 부르던 <나나니타령>이 대표적이다.


군음이란 노래라기보다는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처지를 한탄조로 읊조리는 소리여서 일정한 장단에 얹어서 부르는 형태가 아니라, 불규칙한 한배로 짜여 있다. 혼자서 일을 하며 부를 때에는 받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푸념조의 혼자 부르는 소리가 되지만, 여럿이 모여 일을 하면서 부를 때에는 한 사람이 메기고 여럿이 받는 형태를 취한다. 그러므로 메기는 소리는 들쑥날쑥하지만, 그 받는 소리는 한결같이, 왜 생겼나로 지극히 간단하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나나니타령>은 장단이나 선율선이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흥겹고 정겨우며 친근감을 주기 때문에 인천 일대 갯마을 아낙네들의 노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천 뿐 아니라, 덕적도나 백령도, 연평도에 이르기까지 서해안 어촌에서 아낙네들이 즐겨 부르는 흥겨운 노래가 되고 있다.


   

노래의 시작은 받는 소리로 시작하고 이어서 메기는 소리가 나온다. 메기고 받는 형식이란 일반 작업요의 대표적인 형식으로 한 사람의 선소리꾼이 선창을 하면 나머지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간단한 소리로 받는 형식이다.

 

그러나 나나니타령은 이러한 형식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받는 소리의 선율구조가 유희요의 성격을 띄고 있고 장단의 길이도 동일하다는 점이 특이하다. <나나니타령>의 장단형은 4박자의 흥청거리는 굿거리장단이고, 보통의 속도보다는 조금 빠르게 몰아가는 편이다. 이 노래는 여럿이 불러도 쉽게 장단을 맞출 수 있도록 노랫말과 장단형이 일정한 규칙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후렴구도 8장단에 부르고, 메기는 소리도 8장단에 부르는 규칙적인 진행이란 점이다.

 

후렴구는 나나나나 산이로다. 아니 놀고 뭘 할 소냐를 굿거리 장단으로 반복해서 부른다. 1<나나나나>도 굿거리 2장단에 부르고, 2<산이로다>도 굿거리 2장단, 3<아니놀고>와 제4<뭘 할 소냐>도 각각 굿거리 2장단에 얹어 부르는데, 두 장단 중에서 가사는 첫째장단에 다 붙여 버리고, 2장단에서는 앞 장단 마지막 음을 쭉 뻗어 나가다가 끝부분에 소리를 들어 올리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2구를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산이로다>의 노랫말을 두 장단 가운데 제1장단에서 모두 처리하고, 2장단은 <산이로다>의 끝 음절 <>를 한 장단 뻗는 소리로 채운다는 말이다. 3구의 <아니놀고>나 제4구의 <뭘할소냐> 의 가사처리도 동일한 형태로 마지막 음절을 길게 뻗어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매우 규칙적이면서도 선율적이란 인상을 주고 있다.


메기는 소리에 있어서도 노랫말과 장단의 말 붙임은 후렴구와 동일하다. 가령, 메기는 소리에 연평도에’, ‘돈이 마르면 말랐지’, ‘내 호주머니’, ‘돈마르랴와 같은 노랫말이 있다면 제1구에는 연평도에4음절, 2구는 8, 3구의 5음절, 4구의 4음절 등, 자수(字數)는 일정치 않다. 그러나 각 구의 가사처리는 예외 없이 굿거리장단 제1장단에서 처리하고, 마지막 음은 길게 끌어가다가 다음 2장단에서 맺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 절을 메기는 소리도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받는 소리처럼 가사 자수의 구애를 받지 않으며 각각 8장단에 처리한다는 규칙을 따르고 있다. 이와 같이 형식적 특징을 이해하고 듣게 되거나 또한 부르게 된다면 훨씬 재미있게 부를 수 있고, 또한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부른다 해도 크게 어렵지 않게 호흡을 맞출 수 있다.


   

메기는 소리의 사설은 현재 전해오는 것만 해도 상당수가 되어서 그때그때 분위기에 따라 적절한 가사를 인용한다. 반드시 정해진 사설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즉석에서 재치있게 만들어 부르기 때문에 즉흥성이 강한 노래로 알려져 있다.

 

갯가노래로 자주 불리는 메기는 소리의 유형을 소개해 본다면,

새끼나 백발은 쓸 곳이 많고, 인간의 백발은 쓸 곳이 없네

바다의 물결은 때맞춰 일고 정든 임 생각은 때없이 나네,

백년을 살자고 백년초를 심었더니 백년초가 못되고 이별초가 되었네

강화의 색시는 시침때기가 예사구, 인천의 색씨들은 삐쭉거리기 일수다같은 다수의 재미있는 노랫말이 전해온다.

 

그러나 후렴조의 받는 소리는 한결같이 나 나 나 나, 산이로다. 아니 놀고, 뭘 할 소냐로 흥겹게 받는다.

 

앞서서 말한 바와 같이 이 노래는 여성들이 부르는, 여성들에 의해 전해 오는 여성들의 노래이다. 평소 생활 속에서 빚어진 가족이나 이웃과의 불편한 관계를 슬기롭게 해소하고 서로 서로 손을 맞잡게 되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 주는 노래이기도 한 것이다. 일상에서 부딪치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 문제, 시누이와 올케 사이의 미운 감정, 동서나 친구, 그리고 나아가 이웃집과의 불편한 관계를 털어버리고 <나나니타령>을 부르며 화평, 화합의 관계로 전환하는 지혜를 발휘해 온 것이다.

 

서로 손을 잡고 하나가 되어, 발전하는 동반자의 관계를 만들어 온 이 노래는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도 매우 필요한 노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