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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음식 주문으로 바쁜 일본의 연말 풍경

[맛있는 일본이야기 425]

[신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느덧 한 해가 기울어 12월도 중순에 이르고 있다. 이 무렵이 되면 일본사람들은 새해맞이로 바쁘다. 특히 설날을 음력이 아닌 양력으로 쇠는 까닭에 백화점이나 편의점 등에는 설날 선물을 미리 준비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선물 코너를 따로 마련해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 입구 같은 곳에는 설날 가족들이 먹을 오세치요리(節料理)”를 미리 주문 받기 위한 임시 접수처도 분주하다.

 

한국인들이 설날에 해먹는 음식이 있듯이 일본도 설날을 맞아 먹는 음식이 있는데 이를 오세치요리(節料理)라고 한다. 요즈음은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집 보다 백화점이나 인터넷 등에서 주문해서 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 후쿠오카의 한 백화점에는 오세치요리의 견본품을 즐비하게 선보여 고객들의 주문을 받고 있었다.


 

오세치요리에 쓰는 재료는 대부분 연기(緣起)라고 해서 음식 자체보다는 장수, 부자, 자손번영 같은 것을 의미하는 재료가 쓰인다. 새우는 허리가 굽을 때까지 장수하라고 쓰며, 검은콩은 인생을 성실하게 살고, 노란 밤조림은 황금색이 의미하듯 부자를, 청어알은 자손 번성을 뜻하는 식으로 재료 하나하나에 깊은 상징성을 새기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원래 오세치요리는 공들여 거둬들인 곡물을 신에게 바치는데서 유래한 것으로 이를 셋쿠(節供)라고 한다. 이러한 셋쿠는 세치에(節會)라고 하는 잔치로 확대되어 음식을 신에게 바치거나 춤과 가무로 신을 기쁘게 하는 풍습으로 이어졌다. 이때 쓰는 요리를 오세치쿠(御節供)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줄어 오세치(御節)라는 말이 생겼다.


 

이러한 오세치요리는 에도시대(1603~1868)에 들어와서는 서민들에게까지 번졌다. 1년의 명절 가운데 가장 소중한 설날에 먹는 요리를 오세치요리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도 에도시대의 일이다. 물론 예전에는 일본에서도 각 가정에서 오세치요리를 만들어 먹었으나 요즈음은 주문해서 먹는 집이 많다. 3단 찬합에 가득 담긴 오세치요리를 접시에 담아 먹기만 하면 되는 편리한 시대를 사는 일본 주부들에게 있어 명절은 더 이상 힘든 날이 아니다. 그저 클릭 한번으로 설음식 주문이 끝나는 세상을 지금 일본 여성들은 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