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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 집 안팎을 장식하는 일본의 장식풍습

[맛있는 일본이야기 428]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무술년 개띠해가 밝았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음력설을 쇠는 한국인에게는 아직 새해는 오지 않았다. 하지만 일상에서 서력(西曆)을 쓰다 보니 2017년에서 2018년으로 바뀐 것은 틀림없다. 더욱이 매스컴에서는 보신각종을 타종한다든지 새해 해돋이를 보러 떠나는 사람들을 보도하는 통에 우리도 모르게 음력설을 쇠면서도 새해 인사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실제 한국에서 새해는 215~17 3일간을 보내면서 실감할 것이다.

 

한편 일본의 경우는 양력설을 쇠기에 이번 주 내내 명절 분위기다. 일본이 양력을 일상생활로 끌어 들인 것은 명치정부(1868) 때부터이다. 특별히 양력을 써서 불편한 것은 없지만 둥그런 보름달을 기준으로 하는 정월 대보름이라든지 한가위의 둥근 보름달 같은 것은 양력 정서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어쨌거나 지금 일본은 설 분위기다.

 

설을 가장 잘 느끼게 해주는 것은 집 안팎에 내건 장식품들을 통해서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을 들라하면 집 대문에 거는 시메카자리(しめ), 시메나와(注連, 금줄), 카도마츠(門松, 대문 앞에 세워두는 장식 소나무), 카가미모치(鏡餠, 집안에 진설하는 찹쌀떡) 따위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장식은 모두 나쁜 액운을 막아주고 새해에 좋은 복을 부르는 부적 구실을 하는 물건들이다.


 

일본민속사전(日本民俗事典)에 보면, ‘시메나와(注連)’특히 신성한 장소를 구분하려고 치는 줄로 다양한 모양이 있다.”고 나와 있다. 말하자면 시메나와는 굵은 새끼줄 모양의 금줄로 흔히 신사(神社)의 신전 입구에서 많이 보는 것이지만 가정에서는 가미다나(神棚, 신전) 또는 도코노마(, 족자를 걸어두는 신성한 곳)등에 걸기도 한다. 이때는 굵기가 가는 금줄을 쓴다.

 

군마현(群馬縣) 적성산(赤城山) 서쪽 산록지방에서는 마을 입구에 금줄(注連繩)을 쳐두고 이곳을 통과할 때는 항상 언행에 조심하도록 하는 등 지역에 따라서는 금줄 신앙이라고 할 만한 흔적이 남아 있는 곳도 있다.


또한 가정집 대문에 다는 것으로 시메카자리(しめ)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길게 늘어뜨린 흰종이(시데, 紙垂)와 자손번창, 사업번창을 뜻하는 귤(다이다이라고 부르는 귤의 일종으로 대대로 번창이라는 일본어와 발음이 같은 과일)과 우라지로(裏白, 고사리 일종)라고 해서 장수를 뜻하는 풀 등을 함께 엮어 보기 좋은 모습으로 만든 것이다.


 

이 밖에도 푸른 소나무와 대나무처럼 쑥쑥 번창하라는 뜻의 장식품인 카도마츠(門松)는 주로 대문 입구에 세워둔다. 그런가하면 찹쌀떡 두 개를 눈사람처럼 포개놓은 카가미모치(鏡餠)도 있다.

 

이러한 장식들은 대개 1225일에서 28일에 대문이나 집안에 걸거나 놓아두는 물건으로 늦어도 115일까지 장식하고 이후 거두는 것이 통례이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내 걸었던 장식들을 치우는 시기는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이 시기에 일본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상점가나 주택가를 지날 때 이러한 정초 장식품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장식품은 흔히 슈퍼에서 팔고 있어 쉽게 사다가 장식할 수 있다. 정초에 가장 일본적인 것들을 고르라면 단연코 이러한 장식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