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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편지

고려만의 아름다움, “상감모란문 표주박모양 주전자”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725]

[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푸른색 자기 술잔을 구워내 열에서 하나를 얻었네

선명하게 푸른 옥 빛나니 몇 번이나 짙은 연기 속에 묻혔었나

영롱하기 맑은 물을 닮고 단단하기 바위와 맞먹네

이제 알겠네 술잔 만든 솜씨는 하늘의 조화를 빌었나 보구려

가늘게 꽃 무늬를 점 찍었는데 묘하게 정성스런 그림 같다네

    

 

이는 고려 중기 대표적인 문인인 이규보가 청자잔에 대해 찬사를 한 시입니다. 그 청자 가운데 하나가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국보 제116<청자 상감모란문 표주박모양 주전자>입니다. 높이 34.4, 입지름 2, 배지름 16, 밑지름 9.7크기로 표주박 모양의 병에 물 따르는 부리와 손잡이를 갖춘 주전자지요. 목 윗부분에는 구름과 학무늬를 흑백상감으로 아름답게 그려 넣었습니다. 골이 지게 패인 잘록한 목은 사람의 허리를 연상하게 하는데 주름이 잡혀 있으며, 아래 부분 몸통에는 활짝 핀 모란과 봉오리, 잎들이 조화롭게 가득 채워져 있지요.

 

부안 유천리요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며, 맑은 비색은 물론 운학과 모란 무늬가 잘 어울리는 작품으로 전성기를 대표하는 작품의 하나라고 평가됩니다. 원래 표주박모양의 주전자는 중국의 당송(唐宋) 자기에서 시작되었지만 전체적인 선의 흐름이나 각 부분의 우아하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것은 중국 것이 아닌 순전히 고려화된 형태로 봅니다. 따라서 이 주전자는 고려인들이 외래문화를 그저 받아들이지만 않고 고려만의 것으로 수용해왔음을 보여주 본보기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