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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과 야나기하라 씨와 나

[맛있는 일본이야기 432]

[신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야나기하라 야스코 (楊原泰子, 72) 씨를 처음 만난 것은 2011년 초로 기억된다. 그해 나는 인사동 <갤러리 올>에서 불굴의 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 33인전을 열었는데 그때 야나기하라 씨도 시화전을 보러 왔었다. 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리는 국내 최초의 시화전은 내가 쓴 시에 이무성 한국화가가 그림을 그린 족자 형태로 마침 31절을 맞이하여 열었던 것이라 언론과 시민들의 반향이 뜨거웠었다. 그 역사적인 자리에 야나기하라 씨도 함께 했던 것이다.

 

사실 야나기하라 씨는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기보다는 민족시인 윤동주에게 관심이 큰 분이었다. 아니 관심이 컸다라고 말하기 보다는 일본에서 윤동주 연구가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독보적인 분이라고 하는 게 맞다. 현재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 모임(詩人尹東柱記念する立教)’ 대표인 야나기하라 씨의 윤동주 사랑은 남다르다.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의 모임을 만든 것은 윤동주 시인을 추모함과 동시에 일제에 의한 조선 침략 역사의 진실을 많은 일본인에게 알리기 위한 것입니다. 윤동주 시인처럼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청년이 왜 일본땅에서 옥사해야했는지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더 나아가 누구보다도 윤동주 시인이 원하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평화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이 모임을 만들게 되었지요.” 이는 지난해 도쿄에서 야나기하라 씨를 만나 인터뷰 했을 때 나에게 건넨 말이다.

 

야나기하라 씨와의 친분은 2011년 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 때 첫 만남을 가진 이후 한국에서 윤동주 추모 관련 일이라든지, 한일문화 교류 때 마다 만나 우정을 쌓아왔다. 야나기하라 씨가 심혈을 기울이는 일 가운데 하나가 2008년부터 시작한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 모임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218() 윤동주가 다니던 도쿄 릿쿄대학 예배당에서 추도회가 열리는 데 추도회는 대개 제1부는 예배와 시 낭송, 2부는 강연회로 꾸려진다.

 

영광스럽게도 올해 윤동주 추도회 제1부 시낭송에는 내가 초대되어 300여명의 추도객 앞에서 윤동주 시를 낭송하게 되어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 지난해는 윤동주 탄생 100주년으로 한국에서도 대대적인 윤동주 기념행사가 열렸다. 나 역시 윤동주 관련 강연을 여러 번 했지만 올 218일 릿쿄대학에서의 시낭송은 윤동주에 대한 또 다른 추억이요, 그를 기리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지금 일본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시와 생애에 관심을 갖고, 과거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습니다. 시대와 국경과 언어의 벽을 뛰어 넘어 윤동주 시인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꾸준히 가르쳐주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는 그만큼 강한 힘과 보편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지요. 앞으로도 윤동주 시인의 시와 생애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에 힘쓸 것입니다.” 야나기하라 씨는 평생을 윤동주 시인을 알리는 일에 쏟았다. 지금도 쏟고 있고 앞으로도 쏟을 것이다.

 

그런 야나기하라 씨와 함께 2018218, 릿쿄대학에서 가질 윤동주 추도회는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올해는 윤동주 시인이 숨을 거둔지 73년 되는 해다. 일본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잊히는 존재가 아닌 부활하는 존재로 거듭나고 있는 윤동주 시인의 뒤에는 야나기하라 씨와 같은 진정한 의미의 평화주의자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임을 새삼 느껴본다.

 

*2018218() 14:00~16:30. <시인 윤동주와 함께 2018>

도쿄 릿쿄대학 예배당(챠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