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광개토대왕’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솥 모양의 그릇 곧 보물 제1878호 “청동 ‘광개토대왕’명 호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국립박물관이 처음 발굴조사를 시작한 경주 시내 돌무지덧널무덤(積石木槨墳)인 노서동 140호분에서 출토된 것입니다. 140호분은 청동호우가 출토되어 ”호우총(壺杅塚)“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발굴 당시 호우총은 봉분이 무너진 채 2m 안팎만 남아 있었으며, 그 위로 2채의 민가가 들어선 상태여서 시급히 국립박물관의 첫 발굴조사로 결정되었습니다. 호우총 봉분의 지름은 16m, 높이는 4m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다행히 목곽(木槨)을 포함한 매장중심부는 온전한 채로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이 호우총에서는 청동호우뿐만이 아니라 청동이형동기, 목심칠면(화살통), 물고기와 용이 상감된 고리자루칼 등 중요한 유물들이 출토되었습니다.
이 청동호우는 높이 19.4cm, 그릇 깊이 10cm, 몸통 지름 24cm인 구리로 만든 솥인데 그릇 바닥면에는 “을묘년국강상광개토지호태왕호우십(乙卯年國罡上廣開土地好太王壺杅十)” 곧 “국강상에 영원히 잠드신 광개토대왕을 기념하는 그릇”이라고 돋을새김(양각)한 4줄 16자의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왜 신라 고분에서 고구려 광개토대왕을 기리기 위한 그릇이 나왔을까요? 그 까닭은 광개토대왕을 장사지낸 한해 뒤인 415년에 왕릉에서 성대한 제사를 올리고, 그 기념으로 호우를 만들었는데, 그 때 제사에 참가하였던 신라인을 통해 경주에 반입되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