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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상여소리, “죽자 사자 하던 친구 낙화같이 떨어지고”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355]

[신한국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박상옥 명창이 무계원 풍류산방 음악회에서 불러준 상여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작업요, 노동요들의 대부분은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앞소리는 혼자 메기지만, 뒷소리는 여럿이 합창으로 받는다는 점, 메기는 소리는 목청도 좋아야 하지만 더더욱 목구성이 좋아야 하며, 무엇보다도 문서가 충분해야 하고 때로는 즉석에서 만들어 부를 수도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상여소리에서 상여(喪輿)란 상례 때 운구에 쓰이는 기구이며 중국에서는 대여(大輿), 온량, 온량거 등으로 불렀는데, 원래 평안하게 누워 쉴 수 있는 수레였다는 점, 지금은 장례문화가 달라져 상여소리를 듣기 어렵게 되어 그 보존을 위해 지방 정부에서는 무형문화재로 지정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상여소리는 처음 출상해서 나갈 때는 굿거리장단의 너거리 넘차’(또는 어거리넘차)로 시작하는데, 이 소리는 선소리꾼이 메기면 상여꾼들이 합창으로 받는 후렴구 소리가 <너거리 넘차>또는 <어거리넘차>여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도 경기도 용인 출신 박상옥 명창이 부른 상여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한다. 용인을 비롯한 경기 남부에서는 망자의 상여가 살던 집을 떠나 장지를 향해서 떠날 때에는 굿거리장단의 <너거리 넘차>, 또는 <어거리 넘차>소리, 전라도 일부 지방에서는어널 소리라고 하는 소리를 부르며 시작한다. 이 명칭은 뒷소리에 나오는 너거리 넘차, 또는어널 어화널하는 입타령 소리를 딴 것이다. 장례의 엄숙함을 유지하며 느짓하고 여유있게 나가면서 매우 구성지고 애절하게 부르는 소리라 하겠다.

 

장단은 3분박 보통 빠른 4박자(12/8박자)의 굿거리나 중중모리 장단이며 주요 구성음은 지방의 토리에 맞게 부르고 있으나 메나리 토리가 대부분이라 하겠다. 메나리란 뫼(), ()의 산놀이, 산놀음을 뜻하는 말이다. 메나리는 뫼놀의 변화형으로 이해하면 된다.

 

요령으로 장단을 맞추며 돌아간 망자의 입장이 되었다가는 다시 산 사람의 입장에서 망자를 보내는 슬픔을 소리로 애절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주위의 모든 사람들, 특히 그 가족과 가까운 친족, 동네 사람들, 상여꾼들의 감정을 여지없이 자극하게 되는 것이다.




 

 

가사, 곧 문서의 구조는 4, 4, 2개의 악구(樂句), 즉 앞의 것과 뒤 악구의 조합이 하나의 절()을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아침나절 성튼 몸이 저녁나절 병이 들어와 같은 가사라고 하면 앞부분의 악구는 <아침나절 성튼 몸이>4+48자이며 뒷구는 <저녁나절 병이 들어>8자가 된다. 그래서 모두 16글자의 문답식 형태로 짜인 가사가 하나의 절을 이루고 있다는 말이다. 그 다음의 가사인 <실낱같이 약한 몸에, 태산같은 병이 들어>도 그러하고, 다음의 <부르나니 어머니요, 찾는 것은 냉수로다>의 가사에서도 8+8의 문답식 규칙은 지켜지고 있다.

 

가끔 예외도 있다. <인삼녹용도 쓸데없고>+<화타편작도 소용없네>와 같은 절에서는 앞 구가 5+49자를 노래하고, 뒷 구도 5+49자여서 18글자로 하나의 절을 이루고 있으나 대부분은 한 절이 16자로 이루어진 사설이 대부분의 구성임을 알게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정형 시조(時調)36구체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의 가사가 각각 3,4조 혹은 4,4조로 되어 있어서 앞 악구와, 뒷 악구가 15자 안팎으로 짜인 초장, 중장, 종장의 구성과 비슷하다.

 

이렇게 <너거리넘차> 또는 <어거리넘차> 소리라고 하는 상여소리를 느리게 부르며 나가다가 동구 밖으로 나가게 되면 인적이 드문 곳이나 또는 장지까지의 소요시간, 하관 시각이 촉박할 경우에는 장단과 노래를 조금 빠르게 변화하여 부르게 된다. 지역마다 소리의 명칭은 일정치 않으나 <잦은 굿거리>, 또는 <반맥이 굿거리>, 또는 그냥 받는 소리를 본떠 <~>,<~> 소리라 부른다. 이 반맥이 굿거리로 부르는 가사의 구조도 앞에서 본 굿거리의 가사와 같이 대부분이 4+4조의 8자를 하나의 악구 단위로 부르고 받는 소리를 붙여서 짝을 이룬다.

 

기실 이러한 구조라야 굿거리장단에 얹어 부르기가 적절하다. 전반적으로 속도는 앞의 느린 굿거리에 비해 조금 빠르게 진행되며 가사의 형식은 느린 형태의 절반인 앞구와 뒷구가 공히 4+4조로 이루어진 사설이란 점이다.

 

딱히 정해진 가사를 노래하는 것은 아니어서 느린 장단이나 빠른 장단에 공통적으로 불리고 있고 때로는 즉석에서 지어 부르기도 한다.



 

 

아래의 사설은 박상옥 명창이 용인시에서 해마다 시연되고 있는 포은 정몽주 축제 가운데 상여소리의 재연에서 메기는 소리로 불렀던 사설의 내용이다.

 

   쓴것 먹고 단것 먹여, <~~~>

   “몇몇 자손을 길렀건만, <~~~>

   “어떤 자손이 날 살리랴, <~~~>

   “자손인들 소용 있나, <~~~>

   “죽자 사자 하던 친구, <~~~>

   “낙화같이 떨어지고, <~~~>

   “일가친척도 소용없고, <~~~>

   “친구벗님도 쓸데없네. <~~~> <이하생략>

 

여러 명이 상여를 메고 산 중턱의 장지까지 오르다 보면 가파른 산길이나 또는 외나무다리도 건너야 될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상두꾼들이 더더욱 호흡을 맞추어야 건너갈 수가 있다. 이때에 불리는 소리가 바로 빠른 박자, 곧 자진모리장단의 <오호~>소리인데, 선소리꾼이 반 장단의 앞소리를 메기면 상여꾼들이 <오호~>또는 <어화 넘차>의 뒷소리를 받는다. 마치 어기영차소리와 같이 힘있게 부르며 호흡을 맞추며 나가는데, 작업의 능률을 최대화하기 위해 느리거나 가락이 복잡한 소리보다는 간결하고 단순한 가락으로 이어간다.

 

<오호~>소리의 사설 일부를 소개해 본다.

 

   병풍 안에 <오 호~>, 그린 닭이, <오 호~>,

     짧은 목을 <오 호~>, 길게 뽑고, <오 호~>,

     두 나래를 <오 호~>, 툭탁치며, <오 호~>,

     꼬끼오 울면 <오 호~>, 오시려나. <오 호~>,

     황천길은 <오 호~>, 얼마나 먼지 <오 호~>,

     한번 가면 <오 호~>, 영절이라. <오 호~>“

 

마치 여럿이서 하나 둘, 어기 영차와 같은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장지가 가까워지면 다시 느린 굿거리장단으로 돌아가 느리고 슬프게 이어가는 것이다. <문서>의 내용들이 하나같이 옳은 이야기들이어서 몇 줄 더 소개해 보기로 한다.

 

   “저 재산을 모을 적에, 못다 먹고 못다 쓰고,”

   “허리띠로 양식 삼고, 전후창고 채웠는데,”

   “그 재산을 대신주면, 황천길을 안 갈 소며,”

   “아니 입고 아낀 옷을, 철을 갖춰 두었건만”

   “그 옷 갖다 인정 쓰면, 저승길을 면할 소냐.”

   “원통해서 못가겠네, 억울해서 못가겠네.”

   “이산 저산 피는 꽃은, 봄이 오면 다시 피고,”


   “우리 인생 한번가면, 언제 다시 돌아오나.”